“전기차에는 변속기가 없다.” 과연 사실일까요? 자동차에 들어가는 아주 중요한 장치중 하나인데 이게 없다니, 그럼 어떻게 모터의 동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걸까요? 쉬운 이해를 위해 기술적인 내용은 최대한 줄여서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변속기가 뭔지 짧게 알아볼게요. 내연기관차에는 엔진이 있고 여기서 동력을 만들어냅니다. 근데 엔진에서 나오는 동력을 제대로 쓰려면 변속기를 써서 엔진 회전수를 조절해야 돼요. 왜냐면 힘을 내는 회전 영역이 생각보다 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엔진 동력을 바퀴에 그대로 연결해버리면 힘이 부족해서 시동이 꺼져요. 마치 1단이 아니라 5단에 넣고 출발하면 안 되는것처럼 말이죠. 이런 이유 때문에 처음엔 1단에 두고 높은 토크를 내서 차를 움직이고, 그 다음 기어 단수를 높여야 고속주행까지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전기차는 변속기를 안쓰는 대신 감속기란걸 써요. 이 부품은 모터의 회전 수를 내리는 역할을 하는 기어가 1개짜리인 변속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걸 쓰는 이유는 전기차 모터의 특성 때문이에요.
엔진이 속도에 따라 적당히 변속을 해서 최대 출력을 뽑아내는 식이라면, 모터는 그럴 필요 없이 출발 하자마자 최대 토크가 나옵니다. 그리고 회전영역이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모터 특성에 맞는 감속기를 써서 모터 회전수를 내리는 대신 힘을 더 끌어올리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감속기 하나만으로도 시속 180km에서 200km 은 쉽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전기차 제조 기술이 발달해서 EV6 GT처럼 비교적 저렴한(?) 양산차인데도 시속 260km를 찍는 경우도 있고요. 그밖에 변속 충격이 없어서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전기차는 변속기를 아예 안 쓰는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변속기를 아예 안 쓰는건 아니에요. 대표적으로 포르쉐 타이칸에 2단 변속기가 들어갔습니다. 그밖에 아우디 E-Tron GT에도 들어가있고요. 아니, 6단 8단, 뭐 이런것도 아니고 2단? 기어 수가 너무 적은것 같죠?
근데 전기차는 이게 맞아요. 아까 이야기한 것 처럼 애초에 전기차는 감속기만으로도 충분하거든요. 대신에 스포츠카에 속하는 모델이라면 좀 다릅니다. 가속력과 최고속도 둘다 좋아야 되거든요. 가속력을 올리려면 기어비가 높아야 됩니다. 그리고 최고속도가 높으려면 기어비가 낮아야 하죠.
그래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2단 변속기는 1단의 기어비가 높고, 2단이 낮은 편입니다. 자, 그럼 효율은 어떨까요? 내연기관차는 효율을 높이려고 8단이나 10단 이상인 변속기도 있잖아요? 전기차의 2단 변속기는 효율 상승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2017년 전기전자학회의 VPPC라는 행사에서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2단 변속기를 사용하면 전비는 0.75%에서 1.5%정도 좋아진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니까, 효율 보다는 주행 성능을 좋게 만드는데 특화 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런걸까요? 애당초 모터의 회전 영역이 엔진보다 넓어서 효율이 높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단 변속기 만으론 효율을 확 끌어올리기 힘든거죠.
이렇게 전기차에는 보통 감속기가 들어가지만 때로는 2단 변속기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게 전부일까요? 놀랍게도 다른 게 또 있습니다. 베뉴, 아반떼 같은 엔트리급 모델에 주로 들어가는 CVT가 전기차용으로도 있습니다.
CVT는 무단변속기라고 부르기도 해요. 일반 변속기처럼 정해진 기어가 있는게 아니라 풀리라 부르는 원반의 지름을 조절해서 기어비를 조절하죠. 덕분에 미세한 기어비까지 조절이 가능해서 일반 변속기보다 효율이 높습니다.
원래는 내연기관차에 주로사용됐지만, 요즘은 소형 전기차나 전기오토바이에 넣는 경우도 있어요. 유럽에선 보쉬가 전기차용 CVT를 개발해서 폭스바겐 e-골프에 넣고 테스트를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전기차에 감속기가 들어가는 이유에 대해 아주 간단히 알아봤습니다. 관련 내용이 궁금하셨던 분들이라면 이번내 용이 도움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