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내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고가 날 만한 위험요소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시설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의 톨게이트는 거의 같은 모습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운전자라면 유유히 통과할 뿐이죠.
그런데도 연례행사처럼 사고 소식이 전해지는 것은 '운전자 부주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국내 하이패스 보급률은 80% 이상입니다. 차 구매 시 제조사 옵션으로 포함된 경우가 많아, 신차 기준으로 보면 보급률은 더 높은 편입니다. 또, 연식이 오래된 차여도 별도 단말기를 쉽게 구매하고 설치가 가능합니다.
덕분에 유인 수납차로로 가서 일시 정차를 하지 않고 편하게 요금을 지불하고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운전자들은 이 단말기가 없어, 직접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실수로 하이패스 차로로 잘못 진입하기도 합니다.
이때 당황한 나머지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어? 여기가 아닌데? 어쩌지?'라는 당황스러움이 이성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톨게이트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이 고속도로여서 차들의 주행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때문에 앞차가 위와 같은 위험한 행동을 하게 되면 거의 대응을 할 수 없습니다. 감속하더라도 초당 수 미터~수 십 미터를 가는 수준이기 때문에 코앞에서 발생하면 F1 선수가 와도 사고가 날 수밖에 없죠.
결국 고속주행 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중상을 입거나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하이패스 단말기가 있는데도 유인 수납차로로 가는 상황에도 적용됩니다.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주변이 끼치는 피해가 상당합니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1명당 4억 3천만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중상자일 경우 6천만 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고로 인한 교통정체, 사고 수습, 사고 당사자 간 손해 비용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죠.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본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지나가시면 됩니다.'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어도 하이패스 차로로 진입했다면 그냥 가면 됩니다. 그리고 하이패스차로 대신 요금소로 진입했는데 지불 수단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몇 가지 정보를 수기로 적고 지나가면 됩니다.
운전은 사람이 하기 때문에 실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톨게이트 사업소마다 요금 수납 창구가 있고, 방문하지 않더라도 청구서가 따로 날아오게끔 되어 있습니다.
한편 도로 구조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톨게이트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구간은 톨게이트를 빠져나오자마자 두 갈래로 방향이 나뉘거나, 고속도로 출구가 바로 앞에 있습니다. 만약 주변 지리를 잘 아는 운전자라면 미리 차로 변경을 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행길일 경우 톨게이트를 통과하고 방향을 트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문제는 톨게이트를 통과 후 가속하는 차들이 많아, 급차로 변경을 하게 되면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례적인 사고 사례로 보일 수 있지만 우리 주변에선 비슷한 경우로 사고가 날 뻔해,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갈림길 혹은 출구 근처에 설치된 시선유도봉을 보면 파손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충돌을 완화해 주는 시설까지 망가진 경우도 있죠.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걸까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운전자 부주의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운전 경력이 짧아 사고를 내거나 초행길이어서 내비게이션에 의지하며 이동하다 뒤늦게 차로 변경을 하는 이유가 가장 큽니다.
문제 해결방법은 간단합니다. 내비게이션이 꼭 필요하다면, 이정표 주변에 표시된 다음 진행 방향을 미리 확인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습니다. 톨게이트 진입 전 미리 차로 변경을 하는 게 대표적인 예시가 되겠네요.
톨게이트 자체는 단순한 구조물에 불과하지만, 여러 차량들이 좁은 통로를 거쳐가는 곳인 만큼 더욱 조심해야 하는 시설입니다. 만약 톨게이트를 지나다 잘못 들어가더라도 절대 스티어링 휠을 꺾는 행동이나 급브레이크는 하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