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키포스트 Apr 23. 2022

아이오닉5·EV6가 싫은 노조의 어쩔 수 없는 사연

요즘 자동자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거라는 말들이 정말 많습니다. 자동차 조립 과정을 보면, 사람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서 굳이 줄일 필요가 있나 싶은데, 반대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사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만 봐도 사측이 미국에 8조 4천억 규모의 투자를 한다고 하자, 노조 쪽에선  아이오닉 5을 포함해 앞으로 출시될 신차들까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밀고 있어요.


왜 그런걸까요?


점점 감소하는 공장 노동력

사실 이런일이 생기는건 ‘전기차’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차 한대를 만들 때 들어가는 부품수가 확 줄면서 그만큼 일하는 사람이 덜 필요해졌거든요. 내연기관차의 부품수는 대략 3만개 정도입니다. 그런데 전기차는 대략 1만 9천개 밖에 안 돼요. 차 마다 다르긴 하지만 엔진이나 변속기 같은 동력계에 들어가는 부품이 5,700개 정도 됩니다. 그런데 전기차의 동력계는 3,600개 수준입니다.


엔진이나 변속기같은 복잡한 장치 대신 비교적 심플한 모터와 배터리, 그리고 감속기가 들어가거든요. 또, 차에 들어가는 전장부품도 원래는 3천개 수준이지만 전기차는 900개 정도면 충분합니다. 배터리와 모터를 제어하는 부품으로 대체 되면서 이젠 필요 없어진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죠.

이렇게 되면 내연기관차 부품과 관련된 사람들도 더이상 필요없겠죠? 그럼 전기차만 생산한다면, 공장 노동인력은 얼마나 빠지게 될까요? 영국 경제 컨설팅 전문 기관인 캠브릿지 이코노믹스 자료를 보면 전기차 1만대를 만드는데 필요한 인력은 내연기관차의 3분의 1 수준이면 충분합니다. 정확히는 가솔린차 1만대를 만들려면 9,450명, 디젤차는 10,770명이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3,580명이서 뽑아낼 수 있죠.
 

이런 분석은 현대기아차 노조측에서 제작한 연구보고서 자료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현대차를 기준으로, 앞으로 전기차의 신차 비중이 15%로 늘어나면 약 1,630명의 인력이 줄어들고, 25% 수준이 되면 3천명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제조사 인력만 줄어드는게 아니라, 내연기관차 부품을 생산하던 협력사 인력도 같이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BNK 경제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동남권 자동차 산업 중 약 2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죠. 또, 다른 보고서를 보면 35만여명의 업계 종사자 중 3만 7천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되면 원래 있던 자동차 부품 회사들은 전기차 분야로 전환을 해야겠죠? 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나봅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계 300곳 중 절반 가량이 아직도 전기차 분야로 전환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금과 기술력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완전 자동화로 넘어가는 공장들

그런데 업계의 고민은 이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로봇’ 때문에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도 있거든요. 이게 자리잡게 되면 사람이 필요한 분야는 ‘관리직’만 남을지도 모릅니다. 

테슬라의 경우 ‘에일리언 드레드노트’를 도입해 기계가 기계를 만드는 공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모델 3생산에 이 로봇들을 투입했었는데, 주 마다 5천대를 생산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었죠. 하지만 실제 생산량은 2천대 수준에 머물렀고, 생산 로봇에 오류가 발생해 공장이 멈추는 일이 종종 생겼다고 합니다.


당시 일론 머스크는 ‘내 실수다. 인간을 너무 과소평가했다.’고 잘못을 인정했죠. 그렇게 무인 자동화의 꿈을 버렸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중국과 독일 내 기가팩토리에서 많은 것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제조 공정을 어떻게든 줄이고 자동화 시켜서  차 가격을 낮추고,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것이죠. 특히 예전에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테슬라 봇’은 언젠가 테슬라 공장에 투입해 부품 운반에 사용될 거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한편 현대차도 ‘이-포레스트’라 불리는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는 중입니다. 짧게 요약하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로봇 기술들을 하나로 합쳐서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여기에 기존 생산 직원들에게 웨어러블 로봇을 입혀, 신체를 보호하고 업무 집중력을 높이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디터 한마디


현재 벤츠, 폭스바겐, 현대차 같은 상위 제조사들은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도 고용까지 유지하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점점 로봇이 일을 대신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봐도 세게 1~2위를 다툴만큼 공장 자동화가 잘 되어 있거든요. 

특히 현대차가 인수한 최첨단 로봇 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보면 이미 100% 자동화를 꿈꾸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창고 안에서 짐을 옮기거나 비교적 간단한 공정만 로봇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조만간 자동차 공장에서 생산 로봇들만 움직이는 풍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차와 관련된 추천 이야기

7천으로 3억 페라리 이긴 기아차 최강 전기차

“전기차가 압도적” 무조건 해결해야 되는 수소차 한계

작가의 이전글 "이게 65만원?" 5인승 vs 7인승 선택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