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자동차 가격 인플레이션이 시작됐습니다. 요즘은 '카플레이션'이라 하는데,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은 코로나 도심 봉쇄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생산량 증가에 따른 원자재 부족
정말 첩첩산중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업계 현황입니다. 특히 제조사간 신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신차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즉, 신차를 계약한 고객은 많은데, 생산량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로인해 신차 출고 대기기간은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인 곳이 많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마찬가지죠.
이러면 결국 신차 가격이 오르기 마련입니다. 현대차의 작년 승용모델 평균가격은 4,759만원으로 13.8%나 비싸졌으며, 기아차 역시 RV 라인업이 4,130만원으로 13.9% 올랐습니다. 그밖에 국내 신차 평균가격 역시 4,416만원으로 연일 최고점을 돌파중입니다.
그렇다면 카플레이션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 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 악재가 단시간 내 끝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죠.
한편 차량용 강판 가격 급증이 차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철광석의 1톤당 단가는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22.5%나 급등했습니다. 이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부담해야할 금액은 1조원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 차량 경량화 소재인 알루미늄까지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소비자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가격 인상 전 계약해도 출고 대기기간 동안 가격이 오르게 되면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이처럼 소비자 부담이 커지자, 업계와 소비자들은 입을 모아 개소세 추가 인하 혹은 폐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업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현대차노조는 올해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 등을 골자로 한 임금협상 요구안 확정했습니다. 여기엔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과 미래차 국내공장 신설, 전기차 모듈 라인 유지, 정규직 충원, 정년 연장 등도 요구할 예정입니다.
또한 정년퇴직자 대상의 시니어 촉탁제를 폐지하면서, 정년을 현재 만 60세에서 만 61세로 연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참고로, 시니어 촉탁제란 정년퇴직자 중 희망자를 선별해 신입사원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1~2년간 단기 고용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올 해 기본급 인상액이 작년 7만 5천원보다 두 배 많아,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단 지르고보자' 식의 요구안을 사측이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경우 1인당 2천만원 넘는 금액을 가져가게 됩니다.
참고로 작년에 노조가 받았던 성과급을 살펴보면, 본급 200%에 추가 350만원, 격려금 230만원, 무상주 5주 등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생산직 다수의 연봉이 1억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작년 말 현대차 연구/사무직 책임매니저급에게 1인당 5백만원을 지급한 후, 노조의 반발에 밀려 추가로 400만원을 모든 직원에게 지급한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가 겹치자 사측 역시 무리한 요구는 들어주기 어렵다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습니다. 현 노조가 강성으로 평가받는 만큼, 4년 만에 파업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주요 포털 및 커뮤니티 내 의견을 종합해보면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 마지막 발악을 하는거냐', '현대차 최대 리스크가 노조다.', '현대차가 로봇 회사 인수한건 신의 한수였다.', '당신들 덕분에 자식 세대가 실업자된다.', '이러니 해외에 공장 차리려고 하지.' 와 같은 의견이 많았습니다.
국제정세로 인한 가격 인상과 노사간 갈등이 예상되면서 소비자들은 '우리가 이 리스크를 전부 떠안아야 하는거냐'는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사치가 아닌 필수 이동수단이 되어가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으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