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중국에서 전기차 충전 대란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석탄 가격이 갑자기 뛰면서 화력 발전소가 잠깐 문을 닫았었고 비 까지 적게 내리는 바람에, 수력발전도 제대로 못해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났거든요.
근데 더 문제였던게 중국에선 전기차가 한 해에만 300만대 넘게 팔리고 있고, 국경절 같이 1주일씩 연휴를 주는 기간엔 전기차 충전 수요가 폭발한다는 거죠. 당시 8시간 걸리던 거리를 충전 때문에 16시간이나 걸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발전소가 제대로 버틸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중국이라 가능한거지만, 우리나라도 전기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금 당장 걱정할 수준은 아닙니다.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전기차가 300만대 이상 보급돼도 전력 예비율이 21.6%여서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때문에 화력 발전소를 팍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여름엔 점점 더워지고, 전력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원자력 발전소를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발전량이나 효율을 놓고보면 가장 현실적인 발전 방식이거든요. 온실가스 배출량도 가장 적고요.
하지만 마음놓고 원자력 발전소를 짓자니 방사성 폐기물처리와 방사능 유출 위험성 때문에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후쿠시마 원전사고같은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면 정말 큰일이잖아요. 땅도 좁은데 수습도 안되고.
이런 상황에 전력수급과 친환경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핵융합 발전'이 최고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끔 뉴스에 나오면서 발전소의 끝판왕이라 불리고 있는데, 이게 그렇게 좋은걸까요?
오늘은 이게 뭔지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핵융합 연구는 50년대에 미국, 영국, 소련에서 먼저 개발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는 70년대 말부터 스타트를 끊었어요. 지금은 선진국과 같은 레벨로 올라서서 전세계 핵융합 기술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핵융합 발전을 연구하는 국제기구가 있는데, 여기 회원국이 딱 일곱 나라 밖에 안돼요 그중에 한국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무튼, 원리를 알아보면 태양의 중심은 1,500만도로 아주 뜨거운데 태양의 주성분인 수소는 원자와 전자가 분리된 ‘플라즈마’상태로 있습니다.
여기서 수소원자끼리 부딪히면서 헬륨으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죠. 이 때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데 핵융합 발전도 딱 이 방법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지구에서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태양의 중심부 보다 훨~씬 뜨거운 1억도가 필요해요. 태양은 지구보다 중력이 강해서 수소 원자들이 쉽게 충돌하지만, 지구에선 1억도까지 끌어올려야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고 수소끼리 부딪히게 만들 수 있는거죠.
대신 지구상에 1억도를 견디는 소재가 없기 때문에 수소 플라즈마를 공중에 띄워서 가둔 다음에 핵융합 과정을 만들어냅니다.
이 때 태양처럼 에너지가 발생하고 이걸로 물을 끓여서 증기를 만들고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만듭니다.
핵융합엔 주로 삼중수소와 중수소를 이용하는데 어디 광산에서 캐는게 아니라,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어요. 자원량으로 보면 1,500만년이나 쓸 수 있어서 사실상 무한한 자원으로 봐도돼요. 이론상 원자력 발전보다 4배에서 7배 이상의 에너지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 보다 더 중요한게 있습니다.
바로 환경 문제죠 온실가스가 거의 안나오는데다가 고농도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질않아요. 특히 핵융합 발전방식은 핵융합 조건만 제거하면 바로 멈출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안전하다는 거죠. 발전 효율이 좋고, 안전하고, 무한한 가능성까지 있다는 점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미래인 겁니다. 심지어 자원 고갈 걱정도 안해도 되고요.
그렇다면, 핵융합 발전은 언제쯤 가능할까요?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인데, 핵융합 발전이 완전히 자리잡으려면 앞으로 30년이 더 걸려요. 플라즈마 온도를 1억도로 유지하면서 발전을 하려면 첫 조건이 300초를 유지하는건데, 이 기술을 2026년까지 개발하는걸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발전을 해보는 기술 실증로는 2035년, 상용 발전소를 세우는걸 205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죠. 하지만 전국의 모든 원자력 발전소와 화력 발전소를 대체하려면 2050년보다 더 오래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의 발전량을 커버할 만큼의 대규모 핵융합 발전소를 지어야 하는데 원자력 발전소만 봐도 5년에서 10년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2060년이나 2070년 쯤은 돼야 한다는거죠.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보니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라 확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죠? 그래도 점점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고 언젠가 수천 만대에 달하는 전기차가 보급됐을 때 여유를 가지려면 지금부터 준비하는게 맞습니다.
오늘 내용을 보면 전기차 때문에 핵융합 발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점점 많아지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고 탄소제로 등 환경보호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나중엔 핵융합 발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나중엔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이 지금보다 많고 그만큼 충전으로 소모되는 전력이 많기 때문에 필요한 것도 이유가 되기는 하겠네요. 특히 미국이나 중국처럼 전기차 보급대수가 엄청나게 많은 곳은 더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분은 핵융합 발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