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형 세단 시장은 소리 없는 전쟁터다. 다른 급의 자동차에 비해 수요층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특정 모델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현재 국내 대형 세단의 투톱 자리는 벤츠 S 클래스와 제네시스 G90으로 양분되었다.
물론,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꾸준히 입지를 다지고 있는 차가 있다. 바로 BMW 7 시리즈다. BMW 7 시리즈는 최근 열리고 있는 부산 국제 모터쇼에서 뉴 7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i7을 공개해, 국내 대형 세단의 원톱 자리를 노리기 위한 서막을 알렸다.
과연 BMW가 야심 차게 출시한 i7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이번 i7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실내 디자인이다. 럭셔리 대형 세단 답게 앞 좌석과 뒷좌석 모두 편의성은 물론, 고급스러운 느낌이 상당했다.
먼저 앞 좌석을 살펴보면, 제일 먼저 크리스탈 디자인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운전석 도어부터 시작되는 크리스탈 라인은 센터패시아를 거쳐 조수석 도어까지 이어져 있다. 스와로브스키와 협업을 통해 제작된 이 디자인은 X7과 iX를 거쳐 이번 i7에도 적용되었다.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는 말과 상반되게, i7 중앙 부분은 매우 간결하다. 흡사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나머지 일부 버튼을 빠뜨린 게 아닌지 의심을 할 정도다. 이러한 효과는 바로 중앙 모니터의 역할 덕분이라 할 수 있다.
12.3인치 계기판과 함께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연결된 14.9인치 컨트롤 모니터는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기존 차량들처럼 인포테인먼트 기능 외에도 차량 중앙에 배치되어 있던 대부분의 조작 기능을 이 모니터를 통해 할 수 있다.
i7의 뒷좌석은 전에 없었던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31인치 시어터 스크린을 비롯해 뒷좌석 도어에는 터치가 가능한 조작 패널이 있다. 시어터 스크린은 영화관 모드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화면이 내려오고 선스크린은 올라와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한다. 또한 5G 연결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하며 8K 지원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어에 있는 터치 조작 패널은 암 레스트에 있는 콘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시어터 스크린 조작 및 실내 온도, 조명 설정 등을 할 수 있다.
i7 외관은 화려한 실내와 비교하면 평범했지만, 디자인 포인트는 존재한다. BMW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 잡은 키드니 그릴은 일반 크롬라인 그릴이 아닌 데이라이트가 들어오는 라이팅 그릴이다.
상하로 나뉜 헤드라이트는 ‘아이코닉 글로우(Iconic Glow)’로 불리는 불빛에 따라 내장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반짝인다.
측면부로 넘어오면,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진 휠이 눈에 띈다. 21인치에 입체적인 느낌이 강조된 휠은 i7의 측면 디자인을 쉽게 지나치지 않도록 했다.
아이언맨의 마스크를 떠올리게 하는 후면부는 i7 디자인을 언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적은 분량을 차지한다. 전면부 하단에서 포인트를 준 하늘색 라인이 후면부 하단 좌우에 각각 적용된 점 외에는 크게 언급할 부분이 없다.
i7은 풀체인지로 출시를 앞둔 2023년형 BMW 7시리즈를 기반으로 했다. 세대로는 이번 시리즈가 7세대라고 한다. 이번 7시리즈의 휠베이스는 6세대 롱휠베이스 모델보다 5mm 길다. 이로 인해 이번 세대는 단일 휠베이스만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된 i7의 뒷면에는 ‘xDrive60’이라는 마크가 선명하게 붙어있었는데, BMW 측에 따르면 국내 출시를 앞둔 i7과 동일한 사양이라고 한다.
i7에는 BMW의 5세대 e 드라이브 시스템이 탑재됐다. 다만 아직 국내 인증 정보가 없어 정확한 정보는 확인 되지 않는다. 다만, 유럽 사양을 기준으로 하면 2개의 전기모터로 최고 출력 544마력을 발휘하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101.7kWh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최대 625km의 주행 거리를 기록한다.
한편, i7의 가격대는 2억 1,000만 원에서 2억 3,000만 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질적으로 EQS와 경쟁을 하게 될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비자들은 어떤 모델을 선택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