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 현대자동차가 스텔라(Stellar)와 갤로퍼(Galloper)의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에 따르면 두 차명은 현대차가 지난 8월 동시에 영문 상표로 출원했다. 현대차의 이러한 행보는 향후 제작될 다른 차량들이 스텔라와 갤로퍼의 후속이 아닌가? 라는 의문을 갖게 했다.
스텔라는 현대차의 옛 중형 세단으로 쏘나타의 전신이자 80년대 후반 서민차의 상징이었다. 스텔라는 1983년부터 1992년까지 자가용버전이 생산됐으며 택시 버전은 1997년까지 생산하다 단종되었다.
최근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에 노란색 택시 스텔라가 등장해 화려한 드리프트 액션을 보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출시되었던 초반에는 의외로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다양한 모델로 나누어 차별화를 두었고, 수출용, 관용차 용 등 다양한 버전들이 있었다. 국내 생산 차량 중 내장형 에어컨과 타코미터를 최초로 도입한 모델이며, 5단 수동변속기와 직접접착식 전후면 유리를 적용하기도 했다.
서민차의 상징적인 모델 중 하나였으며, 지금의 쏘나타, 아반떼와 같은 의미인데, 스텔라가 나온 당시 쏘나타와 외관도 기본적으로 똑같았고 단지 크롬 몰딩 장식이 더 붙어 있다는 정도의 차이만 있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스텔라와 쏘나타를 잘 구별하지 못했다. 당시 쏘나타를 샀는데 주변 사람들이 다들 스텔라라 불러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차주들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그렇지만, 고질적인 엔진문제로 인해 고속도로에서 연기를 폴폴내며 퍼져 있거나, 일명 ‘깡통차량’으로 불리던 차체 덕분에 차주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현대차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장수 모델 중 하나이며, 현대자동차가 1980~90년대에 생산한 마지막 후륜구동 세단으로 2008년에 제네시스가 등장하면서 스텔라의 뒤를 잇는다.
갤로퍼는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이 만든 차량이다. 1991년 첫 출시했으며 1997년 부분변경을 거친 후 2003년 단종되었다.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강인한 디자인으로 남자들과 현장직들에게 굉장한 인기를 끌었으며 출시 당해인 1991년, 약 3개월 동안 3,000여 대 가까이를 판매하며, 4WD시장에 엄청난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라이벌로는 쌍용자동차의 코란도와 아시아자동차의 록스타가 있었지만, 단숨에 라이벌들을 제치고 SUV 1위를 기록했다. 갤로퍼의 등장으로 4WD 차량과 대형 상용차만 만들었던 쌍용자동차가 휘청했을 정도로 인기 있었던 모델이다.
그러나 IMF를 거치며 현대정공이 구조조정을 맞이하고, 4륜구동차량 제작사업부문을 현대자동차에게 넘겨주면서 현대자동차로 오게 되었다.
갤로퍼는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의 유명 4WD 모델인 1세대 파제로를 라이센스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시에 미쓰비시 자동차가 현대자동차와 다양한 분야에서 제휴를 맺어온 파트너였기에 협업이 쉬웠다. 실제로 맨 처음 나온 갤로퍼 모델은 미쓰비시 파제로에 이름만 바꿔단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스텔라, 갤로퍼는 향후 전기차로 다시 등장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두 차의 출시 예정 시기는 2025년 전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레트로 열풍에 따라 과거 제품의 디자인, 차명 등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제작되어 방영중인 넷플릭스의 <서울대작전>도 88년도를 배경으로 하며, 현대차가 후원사 중 하나이다.
복고를 지나 레트로로 이어지는 유행이 자동차 업계에도 불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미 아이오닉 5 디자인에 포니를 재해석했으며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차세대 그랜저도 1세대 그랜저, 일명 ‘각그랜저’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을 반영한다.
현대차는 5세대 싼타페에도 갤로퍼와 유사한 디자인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현대차는 이전의 현대차에게 영광을 가져다준 포니, 그랜저 등 회사의 역사를 강조한 시리즈들을 주로 선보였는데, 과거의 제품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음으로 나올 시리즈가 바로 스텔라와 갤로퍼가 될 확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어떤 디자인으로 등장하게 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거대한 SUV가 처음 등장했던 날이 기억난다. 커다란 갤로퍼가 마을 입구에 나타나자, 동네 아이들이 모두 몰려나와 구경하며 한 번만 타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마음 좋은 차주 아저씨가 아이들을 모두 차에 태워서 동네 한 바퀴 드라이브를 시켜줬을 때, 그 기분이 생각난다.
현대차의 새로운 전기차가 갤로퍼로 나올지, 스텔라가 될지, 아니면 전혀 다른 차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동네 어귀에 또 나타난다면, 아이들이 또 몰려나와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