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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Oct 12. 2022

“브레이크? 깜빡이?” 운전자 헷갈리게 하는 차의 정체

운전하다 보면 일부 차에서 제동등이 방향지시등처럼 깜빡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주황색(호박색) 방향지시등이 아닌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키는 것이기 때문인데, 운전자로 하여금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저것은 깜빡이인가 브레이크인가

대한민국 도로교통법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44조와 79조’에 따르면 ‘방향지시등을 ‘황색’ 또는 ‘호박색’으로 규정’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브레이크 등과 방향지시등은 분리되어서 작동해야 한다’로 적혀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가시성을 위해 권고하고 있는 방향지시등 색상은 주황색(호박색)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간혹 보이는 빨간 방향지시등은 어떻게 된 연유로 그런 것일까?

이들은 불법 개조된 차량이 아니라 북미지역에서 생산되어 국내로 수입된 차량의 경우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들 차량은 근본적으로 ‘한미 FTA 협정’으로 인해 국내 도로교통법에서 예외 조항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후방 방향지시등 색상을 빨간색도 허용하고 있는 북미산 차량에 한하여 국내 도로교통법이 아닌, 미국 도로교통법을 적용받는 것이다.


즉, 미국에서 생산되어 수입되는 자동차들의 경우 미국 도로교통법 조항을 충족시키면 국내의 도로교통법규도 만족시키는 것으로 인정된다는 의미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때문에 대표적으로 포드, 쉐보레, 테슬라 등의 수입 차량에서 이 같은 빨간 방향지시등을 목격할 수 있다. 실제로 한미 FTA 체결 이전에는 북미산 차량들이 수입될 때 국내 법규에 맞춰 테일램프 하단에 주황 방향지시등을 추가적으로 장착하거나 애초에 수출 시장용 방향지시등을 장착한 채 출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미국 브랜드뿐만이 아니다

또 하나의 주목할 점은 빨간 방향지시등을 장착한 차량이 위에서 언급한 포드, 쉐보레, 그리고 테슬라 등의 미국 브랜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미국에 공장이 있고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라면 동일하게 빨간색 지시등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요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제조사에서도 빨간 방향지시등이 장착된 차량을 볼 수 있다.


애꿎은 국내 운전자들만 피해?

주황색 방향지시등에 익숙한 국내 운전자들 중 일부에게는 빨간색 방향지시등으로 인해 운전 중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브레이크 등과 일체화되어 단순 방향 지시등을 점등한 것뿐인데 급브레이크로 판단할 수도 있고, 사과의 의미로 비상등을 점등한 것인데 고의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아 자신에게 도발하는 것으로 판단해 당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디터 한마디

운전 중 방향지시등은 상호 간의 매너를 넘어 안전을 위해선 필수 선택지이다. 주황색 지시등의 탁월한 가시성으로 인해 정부에서도 이를 권장하고 있는 만큼 FTA 이해관계를 떠나, 보다 안전한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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