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바뀐 도로교통법 중에 운전자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단연코 “횡단보도 우회전 일시정지”다. 보행자를 위한 도로교통법으로 개정되며, 기존 운전자들이 소위 “융통성있게” 운행하던 횡단보도 우회전 구간이 이제는 법으로 규정된 것이다.
횡단보도 우회전 일시정지는 이제 계도기간을 지났고, 10월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 때문에 모든 자동차, 대중교통 운전자들은 출퇴근 시간에 때아닌 교통혼란을 겪고 있고, 주요지점에서 대놓고 기다리는 경찰때문에 어쩌지도 못하고 있다.
그동안 횡단보도에서 일어난 수많은 교통사고 중, 횡단보도 녹색신호임에도 소위 융통성을 발휘하며 지나가는 차량들로 인한 사고가 많았다. 보행자들은 녹색신호에 횡단보도를 지나가면서도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스쿨존, 실버존 등 교통약자가 많이 있는 지역에서는 아무리 조심을 한다 해도, 사고가 날 수 밖에 없어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교와 노인들의 보행을 위해 속도를 30km 이하로 제한했으나, 속도를 아무리 줄인상태에서 부딪힌다 한들, 보행자의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에, 보행자와 운전자를 서로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법이 필요했고, “횡단보도 우회전시 일시정지”가 의무화 되었다. 그리고 계도기간 중에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운전자와, 실천하지 않는 운전자로 나뉘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이제 계도기간은 끝났다. 실전이다. 10월 12일 부터 시행되면서, 주요 교차로, 스쿨존 등에 교통경찰이 배치되기 시작했다. 이제 차량 운전자는 보행자가 '통행하려 할 때'에도 일시정지 해야 한다. 횡단보도에 건너려는 보행자가 있는데도 일시정지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승용차 운전자 기준으로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27조 1항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는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지 아니하도록 그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발을 디디려는 경우 ▷손들어 횡단 의사표시를 한 경우 ▷횡단보도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뛰어올 경우 등이 해당된다.
경찰은 도로 위 상시 단속과 함께 암행 감찰차와 캠코더 등을 활용해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교통단속 카메라로는 한계가 뚜렷하고, 사각지대가 많기 때문에, 직접 나서서 단속을 진행한다는 방침인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회전 시 횡단보도에 사람이 안 보여도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면 운행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하는 말을 전했다. 또한,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12일부터 계도기간이 종료되고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단속이 시작된다"며 "보행자 안전을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법규 준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운전자들 사이에서 “대체 누구를 위한 법이냐”, “출퇴근길 막히는 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지역마다 너무 차이가 크다” 등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우회전 논란이다. 그렇지만, 확실한건 보행자가 안전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막히는 길에 조금 화가 나더라도 운전자도 차에서 내리는 순간 보행자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