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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Oct 18. 2022

"안 사고 말지" 역대급 신차 두고 등 돌리는 소비자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카플레이션’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그런데 국내 한 컨설팅 회사에서 국내 소비자가 자동차를 사려는 의향이 연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기차부터 하이브리드 차까지 친환경차 풍년인 최근에 차를 ‘안 산다’니 무슨 말일까? 지금부터 좀 더 알아보자.


한 달 만에 바뀐 충격적인 결과, 어느 정도?

지난 16일, 국내 컨설팅 회사 한국딜로이트그룹 자동차 구매 의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 8월 말 VPI가 최근 1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이에 대해,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3%나 인상한 가운데 차량 공급 부족에 따른 ‘카플레이션(자동차 가격 인상)’과 납기 지연으로 자동차 구매 의향이 최저치로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VPI란, Vehicle Purchase Intent의 약자로 '자동차 구매 의향 지수'를 의미한다. 각 나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향후 6개월 이내 차량 구입 의향이 있는 소비자를 추적해 집계하는 지수다, 100 이상이면 차를 사려는 소비자가 더 많고, 그 이하면 차를 사지 않으려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것을 뜻이다. 

한국딜로이트그룹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한국 시장 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VPI는 월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 95.2였던 VPI는 바로 그 다음달 100선을 돌파했고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7월 119로 최고점을 달성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급격히 꺾여 ‘85.7’이라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급락한 이유, 알고 보니 ‘이것’ 때문?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바로 불과 한 달 전인 7월까지 119였다가 한 달 만에 30 포인트 이상 급락한 이유다. 이렇게 떨어진 수치는 구매 여건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 구매 의욕이 꺾인 이유로는 거침없는 차량 가격 상승에 있다.


가격은 신차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짧은 기간에 갑자기 오르면서 구매의향을 거두는 이가 많아진 것이다. 최근 신차 가격 급등은 확연히 눈에 띄는 수준이다.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상품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수십, 수백만 원씩 오른다. 벤츠는 수천만 원씩 올린 모델도 있다. 수입차의 경우 원화 가치 하락이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따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훨씬 커졌다.

이에 대해 딜로이트는 자동차 업계에 차량 가격 인상 억제와 공급망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같은 제안은 ‘차량 가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오르면 소비자가 더 이상의 급격한 가격 인상을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본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딜로이트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부품 재고 보유량을 늘리는 체제로 전환하고, 인접 국가에서 제품을 조달하는 ‘니어 쇼어링’ 전략을 통한 공급망 재구축을 제안했다.


국산차 브랜드 BIG 2, 가격 얼마나 올랐나?

소비자 구매 의욕을 꺾은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 가격 상승,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오른 것일까? 국산차 브랜드 BIG 2인 현대와 기아차만 살펴봐도 상승폭은 결코 적지 않았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연식 변경을 통해 일부 옵션을 추가하면서 가격을 대폭 올렸다. 최근 수요가 늘어난 전기차부터 살펴보면, 2023년식 현대차 아이오닉 5 롱레인지는 완충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종전 429㎞에서 458㎞로 29㎞가 늘었지만 가격은 430만 원이 올랐다. 그럼에도 차량을 받으려면 이달 기준 1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기아 EV6는 4730만 원~5155만 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최대 410만 원이 오른 4870만 원~5495만 원으로 인상됐다. EV6의 경우 차를 받으려면 14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사실상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두 정부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5500만 원 부근까지 인상됐다.

내연기관 차라고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최근 출시한 더 2023 K5 의 판매 가격은 24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가솔린 모델은 19만~113만 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56만~167만 원씩 올랐다.


지난달 현대차가 출시한 ‘2023 싼타페’는 가솔린 2.5T 모델은 3252만 원 부터 시작한다. 이는 지난해 판매 가격 대비 가솔린 2.5T 기준으로 96만~126만 원 오른 가격이다. 가솔린 1.6T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년 판매 가격보다 125만~156만 원을 인상했다.


에디터 한마디

사실 현재의 상황을 단숨에 해결할 방법은 없다. ‘제조사가 신 차 출시 및 판매 중지하고 우선에 있는 오더부터 해결하면 되지 않냐’는 생각은 그저 상상 속의 이야기일 뿐,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방법이다.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한다면, 현재 상황에 있어서 자동차 제조사가 소비자를 위해 그들이 무엇을 원하지 않고 무엇을 더 필요로 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방법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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