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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Nov 07. 2022

“잘못 알아서 손해” 겨울철 '이 기능' 연비 최악?

겨울만 되면 연비 걱정

연비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고민하고 신경 쓰는 부분이다. 유류비 부담이 크다보니 가급적 연비가 높은 차를 구매하거나 이미 차가 있다면, 경제적인 주행스타일을 고집하게된다. 그만큼 유류비 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이런 고민이 더욱 깊어진다. 히터를 켜면 혹시 연비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열은 연료를 소비해야 발생한다. 내연기관차, 전기차 구분없이 마찬가지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분명 주행효율이 감소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일부 운전자들은 시트에 털방석을 얹고, 추위에 익숙해지려 노력하기도 한다. 과연 이런 걱정은 당연한 것일까? 혹시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것은 아닐까? 정답을 먼저 이야기하면, 내연기관차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전기차는 전비가 크게 떨어진다.


히터는 상관없다

보통 공조장치를 이용하면 동력을 끌어다 사용한다는 생각 때문에 연비가 감소한다고 알고 있는 운전자들이 많다. 여름에 에어컨을 틀면 맞는 이야기다. 시속 100km 주행 시 에어컨을 틀면 7~10% 정도 연비가 떨어진다. 한편 미국 에너지부 연구자료에 따르면, 에어컨을 켜면 껐을 때 보다 최대 25% 가량 연비가 감소한다고 한다. 이는 에어컨의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가 엔진의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동력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차 마다 동력 효율이 다르기 때문에 위의 수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에어컨을 활용하면 연비가 감소한다.

에어컨과 달리 히터는 연비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내연기관차의 히터는 엔진에서 발생한 열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엔진에서 발생한 열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한다고 보면 된다.


엔진 내 실린더에서 연료 폭발이 수 없이 발생하면 점점 뜨거워지기 마련이다. 이 때 엔진이 안정적으로 출력을 낼 수 있도록 엔진을 식힐 냉각수와 냉각장치가 필요하다. 냉각 과정을 통해 뜨거워진 냉각수 일부를 라디에이터를 닮은 ‘히터코어’라는 파츠로 보내면, 히터코어 주변 공기가 덥혀진다. 그리고 이 공기를 송풍기로 불어, 실내로 유입시키면 차 내부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이 ‘히터’의 원리다. 즉, 연소 과정 중 발생한 열을 활용할 뿐 뜨거운 바람을 만들기 위해 추가 동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문제

한편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히터를 틀면 연비가 크게 감소한다. 동력계를 구성하는 부품의 종류가 다르고 이에 따른 파워트레인 및 냉각 시스템 역시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바닥에 깔린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이용한다. 배터리 전력을 끌어와, 전기모터를 동작시킨다. 전기차도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와 모터, 전장 부품 등에서 열이 발생한다. 하지만 내연기관 수준의 열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대신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히터 또는 히트 펌프 시스템을 이용해, 히터를 가동시킨다.

PTC 히터는 전기난로처럼 전기를 이용해 열을 내는 장치다. 원래 내연기관차의 보조 히터로 활용되었으나, 엔진 열이 없는 전기차는 PTC 히터만 사용하기 때문에 추가 전력 소모에 따른 큰 폭의 전비 감소가 발생하게 된다. 몇 년 전 출시된 전기차들의 경우 히터를 이용하면 주행거리가 30~40%가량 줄어들었다. 또, 에어컨 대비 전력 소모가 3배 정도 높았으며 온도가 낮으면 제 성능을 못내는 배터리를 보호할 장치마저 미흡했다. 즉 겨울에 전기차는 강제로 패널티를 안고 타야하는 문제가 있었다.

다행히 요즘은 히트펌프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히트펌프와 PTC 히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히트펌프란, 전기차의 난방 효율을 높이는 열 관리 시스템이다. 에어컨의 원리와 비슷한데, 전기차 전장부품과 배터리 등에서 발생한 열을 흡수해 냉매가 기화하며 배터리와 모터 온도를 유지시키고, 흡수한 열을 밖으로 배출하는 대신 실내 난방에 활용한다.


덕분에 PTC 히터만 사용하는 전기차보다 평균 10~20% 정도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국산차 브랜드인 현대기아차 외에도 테슬라 등 전기차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메이저 브랜드에서 앞다퉈 채택하고 있다. 사실상 필수가 된 기능이다.


에디터 한마디

결국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엔 내연기관차가 연비 측면에 있어선 좀 더 유리하다. 하지만 효율을 떠나 추울땐 히터를 틀고 더울땐 에어컨을 자유롭게 틀며 쾌적한 운전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좀 더 권장한다. 운전하기 힘든 환경을 참아가며 아낀다 한들 운전에 집중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진다면 배보다 배꼽인 셈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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