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무리한 침략으로 우크라이나는 EU 가입을 위한 명분을 얻고, 서방 제 1세계 국가들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지옥도가 펼쳐졌습니다. 전세계 은행간 송금과 결제를 처리하는 금융통신망, 스위프트(SWIFT)에서 제외 됐고 무역 시 매우 불리한 관세 적용 등 사실상 땅 넓은 북한 처지로 내몰렸습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문화적, 경제적 교류가 활발하고 과학기술 분야로도 많은 도움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그리 인식이 나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온갖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 현지에서 영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작년 기준 전체 러시아 수출의 40.6%를 자동차와 부품이 차지했습니다. 이 중 승용차가 25.5%, 자동차 부품이 15.1%를 차지하죠.
문제는 자동차 부품 업계의 줄도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제조사들은 러시아를 통해 해마다 1조 8천억 원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 사용될 부품들인데, 이 공장이 전쟁의 여파로 생산을 일시 중단하면서 자금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전쟁 초기이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상황에 도달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신냉전체제에 의한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자동차 부품업계에 먹구름이 낀 상황인 건 확실합니다. 여기 까지만 이야기해도 어떻게 버티나 걱정이 많은 상황인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 생산에 필요한 희귀가스인 네온(Ne)과 크립톤(Kr)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50% 정도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나라가 전쟁을 치르고 있어 원자재 수급조차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부품을 생산해서 납품해야 하는 입장인 자동차 부품 업계는 아예 생산조차 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현대기아차도 난감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 1~3분기 순이익은 3,882억원인데, 이 규모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연간 순이익인 4,093억원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이 중 현대차 1,346억원, 기아 1,932억원, 현대모비스 604억원으로 흑자 행진을 이어갔죠.
그런데 전쟁으로 2022년은 모든 게 정상화되지 않는 한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지도 모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현대기아차만 해도 4,500억 원 이상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할 정도죠.
그렇다면 타 브랜드는 어떨까요?
토요타는 사업 자체를 중단해버렸습니다. 지난 2월말, 이미 포드는 러시아 내 사업 중단과 함께 합작사 투자까지 끊어버렸죠.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탈 러시아 현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폭스바겐도 전쟁의 여파로 피해를 입는 중입니다. 폭스바겐은 우크라이나에서 배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받고 있었는데, 최근 여의치 않아 공장 일부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그밖에 스텔란티스와 르노도 러시아 내 공장 가동 일정 변경 혹은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주요 제조사들 다수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습니다.
러시아의 명분 없는 전쟁으로 기업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 피해는 종사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그들의 가족에게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 각국이 강력한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는 현재, 기업차원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 걱정 없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면 합니다.
“와 심각하네…” 러시아 때문에 위험한, 현대차?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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