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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Nov 17. 2022

'석유 왕자의 야심' 이 나라에서도 전기차 바람은 분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석유를 동력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현재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것이 바로 중동국가들이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차의 생산이다.


그런데 친환경차 생산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해야 될 중동국가들 중 반대 행보를 보이는 곳이 있다. 바로 중동의 부호국 사우디아라비아다.


중동에서 전기차 만들겁니다

11월 초,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PIF)가 전기차 사업에 진출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미 법인 설립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사가 무려 대만의 폭스콘이다.


PIF 측이 발표한 공식 입장은 바로 대만의 폭스콘과 합작회사 시어(Ceer)를 설립했다는 내용이었다. 회사는 BMW로부터 부품 및 차체 설계 노하우를 들여오고, 이를 바탕으로 2025년 중동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기 세단과 SUV를 출시할 예정이다. 

CEER 트위터

PIF 측은 새로운 전기차 회사가 1억5000만 달러(한화 2135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고, 일자리 3만개를 창출해 80억 달러(11조4000억원) 어치의 GDP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GDP가 8335억 달러(1155조원)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비중이다.


왜 전기차에 투자할까?

PIF의 대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입장문을 통해 "단순히 새로운 자동차를 만드는 걸 넘어 향후 10년간 투자를 끌어들여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다"며 "민간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GDP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국가적인 경제 다각화 전략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석유 수출을 대체할 국가 기간 산업을 물색 중인데, 이를 위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신도시를 개발하고, 주요 유망 사업처에 지분을 투자해 산업 시설 유치를 유도하고 있다.

사우디는 석유로 인해 큰 부를 쌓고 있지만, 지구 온난화, 사막화 등 기후적인 요인을 빠르게 체감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는 친환경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사우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사우디는 석유 수출을 넘어 경제 다각화 차원에서 자국 내 자동차산업 발전을 모색해 왔으나,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최근 PIF를 동원해 자동차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다.


사우디가 전기차 시장에 나오면?


PIF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우디의 지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은 주목했다. 현재 친환경차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국가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지리’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지분을 사들이며 자금력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PIF는 이미 앞서 파가니, 애스턴마틴, 맥라렌 등 주요 슈퍼카 브랜드들의 지분 일부를 사들였고, 최근에는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의 지분 61%를 매입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자금력의 중국을 압도할 만한 신흥 기업의 탄생인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에서 시어가 폭스콘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앞서 폭스콘은 미국의 전기픽업 브랜드 로즈타운 모터스의 공장을 인수하고,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에디터 한마디

석유의 대명사 사우디 아라비아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또한 11월 17일 방한 일정을 발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 기업과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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