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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Dec 05. 2022

“와, 측면 비율 예술이다...” 1억 후반 마세라티

마세라티 기블리는 콰트로포르테에 비해 접근 가능한 가격대와 콤팩트한 체급을 자랑하며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은 차량이다. 마세라티 라인업 중 상당 부분 판매량을 차지하며 다채로운 파워트레인을 자랑한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최상위 라인업인 '트로페오’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글] 박재희 에디터


기블리 트로페오의 인상은 날카롭다. 마세라티의 레이싱 DNA를 한껏 강조한 모습이다. 특히 고유의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전면부 이미지를 책임지고 있다. 오목하게 들어간 대형 공기 흡입구를 비롯해 정중앙에 자리 잡은 커다란 삼지창 엠블럼, 우직하게 배치된 세로형 핀이 조화를 이룬다. 보닛에는 2개의 에어벤트를 추가해 엔진의 열을 분산하고 역동적인 성능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기블리 트로페오는 어댑티브 풀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하이빔, 로우빔 헤드라이트, 주간주행등(DRL), 사이드 라이트, 방향 지시등을 모두 포함한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에 따라 조사 각이 바뀌는 스태틱 벤딩 라이트 및 자동 높이 조정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헤드램프의 빛을 터널형으로 밝혀 조사 각이 낮아지고 마주 오는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까지 방지하는 안전성도 겸비하고 있다.

측면 비율은 유려하다. 반듯한 직선보다는 유연하게 흐르는 곡선을 캐릭터 라인 대부분으로 차용했다. 낮게 내려오는 보닛과 짧은 트렁크 라인, 풍부한 리어 휀더는 당장에라도 공기를 가르며 달릴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전면 휀더에는 마세라티의 상징인 3개의 에어벤트 위에 트로페오 배지를 적용해 특별함을 더했다.


21인치 알루미늄 휠 및 캘리퍼와 함께 B필러에는 모데나와 토리노에서 전체 제작이 이루어지는 마세라티의 정통성을 반영하는 이탈리아 국기가 삽입된 점도 매력적인 포인트다. 이탈리아 국기는 콰트로포르테, 르반떼 등 여타 V8 모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후면부는 부메랑 형태로 꺾인 LED 테일램프가 돋보이는 특징이다. 가장자리는 블랙, 중앙에는 레드, 하단 섹션은 투명하게 구성되며 세 가지 색상의 렌즈로 유닛이 구성됐다. 스포일러와 듀얼 머플러가 고성능 세단의 면모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마세라티 기블리의 사이즈를 살펴보자. ▲전장 4,970mm ▲전폭 1,945mm ▲전고 1,480mm ▲축거 3,000mm의 크기로 전장 대비 긴 휠베이스를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기블리의 실내는 10.1인치 모니터를 중심으로 대칭구조의 센터패시아가 균형감을 선사한다. 고화질, 멀티 터치, 그래픽 향상 등 높은 기능성을 갖추어 시인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계기판은 디지털 액정과 아날로그 바늘이 공존한다.


센터 콘솔에 위치한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는 미러링 기능을 포함해 애플 카 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한다. 변속기 왼쪽에는 트로페오 모델에만 허락된 '코르사' 주행 모드 버튼이 장착됐다. 다만 이러한 실내 레이아웃이 최신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현대적인 감각이 떨어진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테리어는 품격을 강조한 마세라티답게 럭셔리하고 장인 정신이 묻어난다. 특히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 천연 가죽으로 마감된 스포츠 시트와 도어 패널은 더블 스티칭으로 강렬함을 더했다. 헤드레스트의 트라이던트 엠블럼 아래 새롭게 선보인 트로페오 엠블럼은 스티치 대신 3차원 효과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기블리 트로페오의 보닛 아래에는 ‘페라리의 붉은색’이 돋보이는 V8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580마력(6750rpm)과 74.44kg*m(2250rpm)의 토크를 제시하는 V8 3.8리터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은 마세라티 특유의 강렬한 사운드를 발현할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와 M-LSD를 적용한 후륜구동 시스템을 더했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4.3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는 326km/h에 이른다. 다만 복합 연비는 6.5km/L(복합 기준, 도심 5.6km/L 고속 8.2km/L)로 효율성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터보랙 없이 예민한 스로틀 반응과 풍부한 힘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해당 엔진의 장점이다. 또한 통합 차체 컨트롤(IVC)이 장착돼 코너링 시 차량 제어 능력 상실을 방지한다. 차체의 움직임이 불안정할 경우 즉각적으로 엔진 토크를 낮추고 각 바퀴에 필요한 제동력을 분배한다. 이에 주행 상황에 따라 향상된 안전성은 물론, 파워풀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기블리 트로페오의 가격은 1억 7,850만 원이다. 마세라티도 피할 수 없는 전동화의 흐름 속에서 V8 엔진을 유지하고 있는 트로페오는 어쩌면 시대에 뒤처진 차량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연기관 본연의 정체성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모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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