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의 역사에 마침표가 찍혔습니다. 2000년 르노그룹에 삼성차를 매각한지 22년 만이며, 삼성이라는 이름이 사용된 지 26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사실 2020년 8월을 기점으로 르노가 '삼성'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이 끝났습니다. 이후 2년의 유예기간이 적용돼, 2022년 8월에 '르노'만 남게 됩니다.
한편 르노삼성 2대 주주인 삼성카드는 르노와의 제휴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작년부터 지분 매각을 추진 중입니다. 이번 변화로 지분, 브랜드로열티 사용료 등이 말끔히 정리되고 사명 역시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바뀝니다.
르노그룹은 르노코리아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와 한 가족이며, 동시에 한국 자동차 시장에 뿌리를 둔 국내 브랜드라 언급했습니다. 이는 국내에 르노만 남게 되더라도 '국산차'로 인식되어온 근본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그리고 이번 사명 변경과 함께 새 로고를 공개했습니다. 2D 형태의 심플한 형태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가 반영된 태풍 로고로, 과거 르노삼성을 계승한다는 의미 역시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태풍 로고 대신 다이아몬드 로고로 통일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태풍 로고 대신 르노 로고로 변경하는 패키지가 시중에서 활발히 판매되고 있고, 간혹 딜러 재량으로 로고를 바꿔주는 경우가 있을 정도입니다.
일각에선 “국내서 판매 중인 르노삼성 차량의 디자인은 태풍 로고 보다 다이아몬드 로고가 더 잘 어울린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르노코리아는 앞으로 어떤 신차를 내놓을까요? 공식 의견에 따르면,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미 르노는 중국의 ‘지리홀딩스’와 손잡고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합작 모델을 개발 중입니다. 2024년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인데, 전기차가 강세를 보이는 시점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르노는 이번 협력으로 지리 자동차의 자회사인 '볼보'의 CMA 플랫폼(XC40, C40 적용)과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합니다. 또, 해당 기술들이 적용된 신차는 르노 디자인이 적용돼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CMA 플랫폼은 내연기관차 외에도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전천후로 사용가능한 플랫폼으로 협업으로 신차를 개발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르노코리아의 부산공장은 1개 조립라인에서 최대 네 가지 플랫폼,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구분없이 생산할 수 있는 '혼류 생산 공장'입니다. 르노 얼라이언스 내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인정받은 바 있어, 향후 신차가 출시되면 물량 조절 능력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르노코리아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신차 프로젝트는 미래를 개척하는 진정한 시작”이라 언급했습니다. 이어서 “한국 시장에 가장 적합한 차를 개발하고 수출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현재 르노코리아는 현대기아차에 신차 점유율 대부분을 내줘, 비상입니다. 물론 수출용으로 생산되는 물량이 어느 정도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상품성을 인정받고 꾸준히 신차를 출시할 명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엔 영업적자에 허덕이면서 '삼성' 브랜드 소유권자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브랜드로열티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적자가 발생하면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르노코리아의 위상이 어디까지 추락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한때 SM5를 분해해본 국내 엔지니어들이 "이건 카피가 불가능하다."며 앞선 기술력을 인정한 때가 있었습니다. 일본의 '닛산 맥시마'가 기반인 모델이었기 때문에 품질 측면에 있어 앞서 있었던 것이지만, 어찌됐든 소비자들이 거는 기대는 대단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큰 변화를 꾀할 때 자주 인용되죠.
르노삼성에서 르노코리아로 바뀐 후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사실상 현대기아차 독점인 국내 시장에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새 출발을 하는 만큼,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르노삼성에 볼보 기술이?” 앞으로 이런 차 나올지도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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