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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Dec 27. 2022

“지금 안사면…” 1억 넘는 고급차가 잘 팔리는 이유

올해 초고가 차량들의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1억 5천만 원 이상의 럭셔리 차량들이 많이 판매되는 이유 중 하나는 법인차 번호판을 연두색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한 정부의 정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글] 박재희 에디터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11월 누적 기준 벤츠, BMW, 람보르기니,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5개 브랜드는 전년대비 판매량이 늘어났다. 벤틀리의 경우 올해 746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54% 늘었고, 람보르기니는 356대로 10.2%, 롤스로이스는 219대로 3.8% 각각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 중 상당수가 개인 명의가 아닌 법인차라는 것이다. 동일 브랜드의 올 10월까지 법인차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람보르기니가 84.9%, 벤틀리가 77.4%, 롤스로이스는 무려 92.4%가 법인차다.

앞서 언급했듯, 법인차 번호판 변경 정책이 고가 수입차 판매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이유는 정책 시행 전 차량을 미리 등록해야 고가 수입차의 번호판을 기존과 같은 ‘흰색’으로 장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후에 정책이 시행돼도 기존 법인차의 번호판은 변경할 수 없고 신규 법인 차량부터 적용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항간에서는 법인차에 대한 번호판 색상 변경이 내년 하반기에 이루어질 예정이라는 보도가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국토교통부는 보도설명자료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법인차의 사적사용으로 인한 법인세 탈루를 방지하기 위해 법인차 번호판 도입 방안을 전문용역을 통해 검토 중으로 구체적인 내용 및 추진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된 바 없습니다”


다시 말해 구체적인 시행 방향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존에 의도했던 연두색이 아닌 다른 색을 지닌 번호판이 나올 가능성과 함께 새로운 문구가 추가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법인차 번호판 색을 변경하는 취지는 법인 차량을 개인이 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즉 다른 색깔 번호판을 달면 법인차를 '과시용' 등으로 이용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기업 관계자가 차량을 용도에 맞게 사용할 것이라는 게 요지다.


더불어 탈세 방지 목적도 있다. 수억 원대 수입차를 구입한 뒤 법인차로 사용해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현행법상 법인차는 감가상각비를 연 최대 800만 원, 차량 유지 비용은 최대 1500만 원까지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때문에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론 “법인명까지 명시하자”, “형광색으로 바꿔서 더 잘 보이게 해라” 등의 적극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보내는 의견도 적지 않다. 색깔과 모양, 적용 범위에 대해 기준이 애매할 뿐만 아니라 “단순히 색상을 다르게 한다고 해서 탈세 방지 효과가 얼마나 있을까?”, “색이 바뀌면 오히려 더 과시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다” 등의 여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의 목적이 희석되지 않기 위해선 법인과 개인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동시에 법인차를 유지하는 동안 보험 의무화나 운행 일지 작성 등 국가의 체계적인 통제가 동반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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