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 광고, 보신 적 있나요? 기아차 EV6 GT가 람보르기니, 포르쉐, 맥라렌, 페라리 같은 슈퍼카 브랜드와 드래그 레이싱을 하는 영상이었습니다. 예전처럼 엘란트라로 포르쉐를 제치는 과장 광고가 아니어서 그런지 계속 돌려봤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사람들은 ‘와 진짜 대단하다!’, ‘이렇게 빠르다고?’ ‘조작 아니야?’ 같은 반응을 보였었죠. 이런 반응은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해요 그동안 현대차나 기아차 모두 이렇게 빠른 차를 개발한 적은 없었거든요. 근데 요즘도 이 차에 대한 평가가 뜨겁습니다.
해외 전기차 전문 유튜버인 ‘비욘 닐란드’는 전기차 분야에선 한국이 독일을 앞선다고 극찬할 정도였고 얼마 전 EV6 GT로 아우토반에서 시속 263km를 찍어서 화제가 됐었죠. 그때 충격받은 네티즌들이 꽤 많았는지 해외 전기차 커뮤니티에선 포르쉐 타이칸이나 테슬라 모델 S 같은 고성능 전기차와 비교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아니고 해외에서 이러니 참 얼떨떨한데요, 그렇다면 EV6 GT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런 반응이 있는 걸까요? 다키포스트 오늘의 주제 EV6 GT입니다.
비욘 닐란드의 아우토반 주행영상을 보면 EV6 GT로 시속 263km를 찍을 때 모터 속도가 2만 알피엠에 도달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2만 알피엠 영역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감이 잘 안 오실 텐데요
테슬라 라인업 중 가장 빠른 모델, 모델 S 플래드가 이 수준이죠. 타이칸 터보 S는 이보다 낮은 만 오천 알피엠 쯤 돼요. 다른 브랜드의 고성능 전기차도 아무리 높아봐야 1만 7천 알피엠이고요. EV6 GT가 대단한 건 모터에 감속기 하나만 달아놓고 상당히 빠른 가속력과 속도에 도달한 점입니다.
심지어 배터리나 모터에서 나오는 열도 제대로 잡았고요. 2만 알피엠에 도달하게 되면 모터에서 발생하는 열이 어마어마한데, 이걸 제대로 못 잡으면 모터가 변형돼서 성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테슬라 같은 경우, 모터 가운데에서 돌아가는 로터라는 부분을 탄소섬유로 감싸는 방법인 '카본 슬리브드 로터'라는 기술을 더했어요. 덕분에 구동계를 더 작게 만들 수 있었고 고속에서 성능을 유지하는데도 성공했습니다.
기아차의 경우 이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정확히 공개한 것은 없어요. 그나마 예상해 볼 수 있는 건 현대차 그룹에서 개발한 ‘냉각기술’이 있습니다. EV6는 전기차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차입니다. 이 플랫폼의 특징 중에 모터를 오일로 식히는 기술이 있어요.
정확히는 감속기 오일로 냉각시키는 건데 모터 안에 있는 코일에 분무기처럼 오일을 뿌리는 식이죠. 이게 원래 사용하던 수랭 방식과 비교하면 더 확실하게 식힐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포르쉐 타이칸은 제로백 2.8초를 만들기 위해 전기차용 2단 변속기를 사용했는데, 만약 EV6 GT에도 이런 변속기를 붙인다면 감속기 하나만 달았을 때 보다 훨씬 빠른 성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주행거리는 더 짧아지긴 하지만요.
그렇다면 EV6 GT엔 왜 감속기만 장착했을까요? 2단 변속기는 안되는 걸까요? 사실 현기차가 전기차 성능을 뽑아내는 실력은 이미 최상위권에 와있어요 이따 설명할 RM20e 만 봐도 EV6 GT보다 훨씬 성능이 높아요.
아무튼, 결코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니고 EV6 가 어떤 성격의 차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타이칸이나 모델 S 플래드 모델은 속력을 내기 위한 스포츠카 성향이 강해요. EV6는 그거보다는 덜한 ‘전기차의 즐거운 운전 경험’을 목표로 합니다. 쉽게 말해서 극단적으로 성능을 끌어올려야 하는 차가 아니라는 거죠.
대중 브랜드 차량이다 보니 가격도 중요하고요. 다른 이유로는 EV6에 들어간 전기차 플랫폼인 E-GMP의 성능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 스펙을 보면
[제로백 3.5초 미만]
[최고속력 시속 260km]
[350킬로와트 급 초고속 충전]
[주행거리 500km]
입니다.
근데 EV6 GT가 이 스펙이랑 비슷해요. 여기에 ‘PE 시스템’이라는 E-GMP 파워트레인 구성을 보면 2단 변속기 대신 감속기만 포함되어 있어요. 동력계의 부피를 줄여서 공간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목표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선택지가 감속기 밖에 없던 겁니다.
쉽게 말하면 주어진 조건 내에서 뽑아낼 수 있는 최고 수치에 가깝게 도달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마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더 빠른 차는 못 만드나?”라고 말이죠. 이 질문에 답변을 해드리면, 테스트카인 'RM20e' 가 있습니다.
이 차는 전기 하이퍼카 개발로 유명해진 ‘리막’과 함께 개발했습니다. 전통적으로 RM 시리즈는 이동하는 연구실로 유명한데, 여기서 나온 결과물들이 양산차나 모터스포츠에 들어가거든요. 이 차의 최고출력은 810 PS이고, 최대토크는 97.9kg·m 로 거의 100에 가깝죠. 덕분에 제로백은 3초 미만이고 일부 기록에는 2.9초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슈퍼카를 넘어 하이퍼카의 영역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차를 타본 분들은 전부 말문이 막힐 정도로 빨랐다는 후기만 전해집니다.
오늘은 EV6 GT에 대해 간단히 알아봤습니다. 현대차그룹에서 꽤 괜찮은 고성능 전기차를 하나 둘 내놓다 보니 저는 이런 상상을 해봤어요. '제네시스에서 고성능 전기차를 개발한다면 얼마나 빠른 전기차가 나올 수 있을까?'라고 말이죠.
오래전부터 전기차를 만들어 봤으니 가격만 허락되면 천 마력 이상, 제로백 2초 초반의 슈퍼 전기차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댓글로 다양한 의견 공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