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참 편합니다. 비슷한 서비스인 카 셰어링 서비스까지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내 차가 없어도, 부모님 차를 빌리지 않아도 운전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여행을 간다거나 급한 출장 등 그 쓰임새는 셀 수 없을 정도죠. 렌터카 업계 데이터를 살펴보면, 2014년 대비 2020년 렌터카 규모는 2배 규모로 커졌고 쏘카나 그린카 같이 주요 브랜드의 회원 수만 하더라도 천만 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용 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레 다양한 문제들이 이곳저곳에서 터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에서 말이죠.
제주도에는 렌터카만 거의 23만 대 정도 있습니다. 전체 등록대수 중에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죠. 전국 평균이 6% 정도인데, 상당하죠?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걸 의미하는데, 문제는 20대의 렌터카 사고율이 너무 높아요. 제주지방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제주지역 렌터카 교통사고의 43%가 20대에서 발생했어요. 이어서 30대가 23%로 2위를 차지했죠.
업계 전문가들은 20대 운전자들의 사고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운전 상식이 없는 점을 강조합니다. 과속은 기본이고 신호 미준수, 난폭운전같이 하지 말라는 것은 전부 다 하죠. 물론, 초보운전자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지식을 잘 숙지하고 있으면 누구보다 안전하게 탈 수 있어요.
한편 현대해상 통계자료를 보면 2018년 기준, 렌터카의 치사율은 일반 승용차 대비 9.3배 높았습니다. 특히 휴가철인 여름에는 11.2배까지 치솟았죠. 주요 사고 연령대와 치사율을 연결하면 아주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태어난 건 순서가 있어도 가는 건 순서가 없다고 했죠. 자동차는 범퍼카 같은 놀이 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꼭 인지했으면 합니다.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제주도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어요. 문제는 얌전히 렌터카를 빌려서 경치와 여유를 만끽하면 좋은데, 애먼 도로에서 경주를 벌이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제한속도보다 80km/h를 초과한 '초과속 차량'의 60%가 렌터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차들 모두 형사처분을 의뢰했는데, 이 중엔 100km/h를 초과한 건수가 5건이나 있었죠. 이 중 가장 간 큰 행동을 한 운전자는 60km/h 제한인 도로에서 173km/h로 주행하다 적발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제한속도의 80㎞/h 초과 시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시속 100㎞/h 초과 시 1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집니다. 또, 100㎞/h 초과로 세 번 넘게 걸리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면허취소 등의 처분으로 이어집니다. 생각보다 가볍죠? 초과속에 대한 규정이 있는 건 불행 중 다행이지만, 있으나 마나 한 처벌 기준은 오히려 과속을 부추기기 쉽습니다. '어? 두 번 까지는 벌금만 내면 되네?' 같은 위험한 생각을 자극할 수 있죠.
작년 기준 제주도 전체 교통사고의 13.4%는 렌터카가 원인이었습니다. 또, 2019년 대비 2020년 과속 적발 건수는 10만여 건에서 23만여 건으로 폭증 했어요. 심지어 과태료로 거둔 수익만 134억 원에 다다른다는 데이터가 있기도 합니다. 이렇다 보니 요즘 상황을 비꼬듯 '제주 서킷'이라 부르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경찰에 따르면 제주지역은 도로 정비가 잘 돼 있어, 과속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단속구간에서만 잠깐 속력을 낮추는 얌체족이 너무 많아 제주도 전체가 사고 우발지역으로 바뀌고 있다고 우려 섞인 의견을 내기도 했죠.
사실 365일 제한속도를 완벽하게 지키기란 어렵습니다. 교통흐름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누가 봐도 재미를 위해 일반 도로에서 초과속을 하는 사례는 있어선 안 되겠습니다. 잠깐의 즐거움이 끝나고 정신을 차리면 중환자실이나 무덤에 가 있을 테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