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키포스트에서 한 번 다룬적이 있었죠, 쉐보레 볼트는 30만 km를 달렸는데도 멀쩡했고,미국에서 렌트카로 굴리던 테슬라 모델 X는 50만 km 까지는 배터리 교체없이 운영 됐습니다. 내연기관차도 이쯤 되면 폐차하는 경우가 진짜 많은데, 전기차의 내구성이 생각보다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불만 안 나면 말이죠.
자, 그렇다면 수소전기차는 어떨까요? 전기로 모터를 돌린다는 점에선 전기차랑 같기 때문에 수소전기차도 수명이 길지 궁금해집니다.
먼저 수소전기차들의 근황을 알아보겠습니다. 넥쏘보다 먼저 나왔던 투싼 수소전기차는 요즘들어서 연달아 퍼지고 있어요. 다 그런건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8만~11만km 정도가 되니 연료전지에 문제가 하나둘 터지고 있습니다.
또, 이 차를 중고로 구입한 분이 있었는데 주행거리가 5만km 중반 밖에 안됐는데도 연료전지가 고장나버려서, 수리비용으로만 7천만원을 제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럼 넥쏘는 어떨까요? 얘는 전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최근까지 16만 km 가까이 탄 분이 계시는데,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이 차의 보증기간이 10년 16만km인데 언제쯤 문제가 생길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참고로, 2021년 국제 수소 에너지 저널에 소개된 수소전기차 논문을 보면, 기대 수명을 대략 19만 km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기술로는 이정도는 버틴다고 본거죠.
이게 어느정도 맞는게 현대차가 공개한 연료전지 수명을 보면 투싼 수소전기차는 10만km, 넥쏘는 16만km라고 밝혔습니다. 보통 예상 수명보다 더 오래 가는 경우가 많으니 얼추 19만 km 정도는 갈 수 있겠다 예상해볼 수 있겠죠?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수소전기차는 왜 이렇게 수명이 짧은걸까요? 여기엔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있습니다.
연료전지 종류를 보면 고분자 전해질 타입·인산 타입·용융탄산염 타입·고체 산화물 타입이 있습니다. 여기서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건 고분자 전해질 타입입니다. PEMFC라고도 불러요. 연료전지 안으로 수소와 산소가 들어가면 거기서 촉매화학반응이 일어납니다. 이 때 전기가 만들어지는 거죠.
문제는 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계속 잘 일어나 줘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이걸 방해하는 문제들이 하나 둘 터져나오기 시작합니다. 바로 ‘열화’ 문제입니다. 열화란 원래 갖고 있는 성질이 점점 나빠지는걸 이야기 해요.
전문용어로 잠깐 소개해드리면 막-전극 접합체의 열화현상·전극 촉매의 열화현상·전해질 막의 열화현상 세 가지가 가장 큰 문제인데
이 중 하나라도 생기면 성능이 계속 떨어집니다. 특히 전해질 막과 촉매에 문제가 생기는게 대부분이죠. 사람으로 치면 밥을 먹었는데 소화 기능이 떨어져서 힘을 못쓰는 상황이 되는거예요. 전해질 막은 연료전지 내부 환경이 뜨겁고 건조한 환경이 되면 이걸 구성하고 있는 성분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수소전기차 내부엔 가습기가 달려 있어요.
근데 이거보다 더 문제는 촉매입니다. 실질적으로 이게 있어야 전기를 만들거든요. 수소전기차엔 백금이 촉매로 사용됩니다. 변형이 잘 안되는 성분이라 촉매로 쓰기 좋거든요. 하지만 촉매만으론 성능이 잘 안나오기 때문에 촉매의 효과를 높여주는 ‘담지체’라는게 필요합니다. 보통 카본 블랙이나 탄소나노튜브를 사용해서 ‘탄소 담지체’라 부르기도 하죠.
문제는 연료전지를 계속 사용하다보면 이 탄소 입자들이 점점 부서집니다. 그럼 백금을 붙잡아두지 못해, 발전 성능이 점점 떨어지죠. 특히 수소전기차는 시동을 껐다 켰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연료전지의 열화가 가속화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소연료전지의 수명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많은 기업들과 대학연구팀의 동향을 살펴보면 촉매와 담지체의 성분을 아예 다른 것으로 바꾸거나 개선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과학기술원은 탄소가 들어가지 않는 백금 촉매를 개발했고 현대차는 촉매가 부식되는걸 막는 기술과 연료전지의 온도와 습도 관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럼 최신 정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연료전지의 수명은 얼마나 늘어났을까요? 현대차를 기준으로 초창기 연료전지의 경우 800시간으로 매우 짧았습니다.
하지만 투싼 수소전기차로 넘어오면서 2천 시간으로 늘어났고 넥쏘는 5천 시간으로 2배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쯤 50만 km까지 버티는 수소연료전지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자, 오늘은 수소전기차의 수명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제조사들은 승용차와 화물차 모두 수소전기차로 만들 수 있겠다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승용차 부문은 제조 난이도와 가격 때문에 전기차에 밀리고 있어요. 대신 상용차는 장거리 주행에 있어 전기차보다 유리하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이 쪽으로 신차 개발을 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승용차는 전기차, 화물차는 수소전기차인 셈이죠. 하지만 화물차가 뛰는 주행거리가 상당히 길기도 하고 현재 기술로 수소연료전지의 수명이 평균 5년 정도여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덤으로 가격도 내려야 하고요 과연 수소전기차는 한계를 극복하고 전기차와 쌍벽을 이룰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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