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즈, 티코, 아반떼. 이 차를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요? 과거엔 가성비차, 돈 없으면 타는차, 사회초년생차 등 정말 많은 별명이 따라붙었습니다. 실제로 주요 소비자 연령층을 보면 젊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차 소비 패턴을 보면 이런 경계가 허물어졌죠. 저렴하다고 구매하는 경우는 많이 줄었고, 또 중형 이상 차라고 해서 무조건 사는 분위기도 아닙니다.
여기 캐스퍼와 아반떼가 있습니다. 캐스퍼는 SUV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 아반떼는 세단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이죠.
캐스퍼는 사회 초년생이 많이 구매할 거란 생각과 달리 40대 남성(34.7%) 및 30대 여성(34.3%)이 가장 많이 구매했습니다. 이외 연령대에선 10~20%대로 고른 분포를 보였습니다. 한편 아반떼 역시 20~30대(44%)와 40~50대(42%)로 과거와 다른 구매 패턴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차급에 따라 연령층이 고정되어 있던 과거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엔트리급 차를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로 ‘합리적인 소비’가 지목됩니다. 과거 엔트리 모델들은 사실상 ‘굴러다니는 깡통’에 비유해도 무방할 만큼 디자인 혹은 사양이 투박했습니다. 대신 상위 모델 대비 저렴했기 때문에, 생활 반경이 늘어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아반떼의 경우 ‘제2의 라이프’를 외치며 처음부터 중장년층까지 타깃으로 잡았습니다. 이런 변화는 거듭된 풀체인지로 과거 중형 세단에 가까운 공간을 가지게 됐고, 각종 첨단 사양이 기본으로 적용되면서 품질이 향상되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또, 아반떼는 ‘차급을 뛰어넘는 차’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됐는데 비록 마케팅을 위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역대 아반떼를 되짚어보면 충분히 동의할 만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캐스퍼는 어떨까요? 캐스퍼 역시 아반떼와 비슷한 이유로 다양한 연령대가 선호하는 차가 됐습니다. 먼저 출시된 베뉴와 코나는 천 대 이하 실적을 기록하며 캐스퍼의 등장이 ‘팀킬’을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됐습니다.
물론, 아반떼와 캐스퍼와 같은 엔트리 급의 품질 개선이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상위 모델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요즘은 1인~3인 가구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90년대만 해도 4인 가족이 기본이고 가끔 5인, 6인 가족도 보이는 시절이 있었지만, 저출산 분위기에 핵가족이 급증했고 홀로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굳이 큰 차를 사지 않는 경우가 많이 늘었죠.
물론, 여전히 큰 차를 선호하는 인구가 많기는 하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소형차에 대한 니즈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결혼 대신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관철하고 싶어 하는 '1인 가정'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소형차를 구매해 레저, 여행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이는 자녀가 독립해 다시 2인 가구가 된 중장년층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애프터 마켓에는 이런 소비자들을 위한 차박, 캠핑, 운전 등 부가 상품 시장이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앞서 이야기한 이야기와 달리 보다 현실적인 이유도 존재합니다. 바로 ‘세컨카’입니다. 모든 가정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차와 장 보기, 자녀 등하교, 출퇴근 목적의 차 두 대를 소유한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때로는 부부가 각자 차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차 한 대만 있으면 한 쪽이 출퇴근으로 사용하면 다른 배우자는 이동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차량보다는 저렴하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춘 차로 엔트리급 모델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2010년대 이후 엔트리 모델의 상향 평준화가 돋보입니다. 현재 사회 트렌드가 지금과 동일하게 이어진다면, ‘가성비 모델’이 더 늘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래도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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