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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Apr 23. 2022

아이오닉5, 130 만원 옵션. 솔직히 이거 살래요?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부터 옵션으로 솔라루프를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햇빛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태양광 발전에 속하죠. 뭐, 강제로 선택해야되는 건 아니지만 꼭 필요한 기능인가 싶기도 하네요. 과연 이 기능이 미래에 가치가 있어서 이러는 건지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태양광 패널을 붙인 자동차들

태양광 패널이 자동차에 탑재되기 시작한건 2009년 토요타 프리우스 부터입니다. 여름에 차 안이 뜨거워지면 에어컨을 틀어서 식힐 목적으로 설치했었죠. 여름에 질식해 사망하는 사고도 있는 만큼 실용성 측면에 있어선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년 뒤 프리우스 프라임부터는 주행용 배터리까지 충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현대차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 아이오닉 5 같은 친환경차에 이걸 넣고 있습니다. 솔라루프의 기본 원리는 태양광 발전과 같아요.

햇빛이 태양광 패널에 닿으면 광전효과가 발생해서 전기가 만들어지죠. 원조격인 토요타는 태양광 패널에서 전기를 만든 다음에 이걸 담아두는 솔라 배터리로 옮겼다가 꺼내쓰는 방식입니다. 한편 현대차는 중간 과정 없이 컨버터를 한번 거친다음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솔라루프의 장점은 확실해요. 차량용 배터리 방전을 막고, 때로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도움을 줍니다. 대신 솔라루프 만큼 무게가 늘고, 선루프를 이용 못할 수도 있습니다. 비싸기도 하고요.

본전은 10년 이상부터

자, 그럼 태양광 패널의 효율은 얼마나 좋을까요? 사실 있으나 마나한 수준입니다. 진짜 과장 하나 안보태고요. 국산차를 기준으로 솔라루프 가격이 130에서 140만사이입니다. 발전량은 최대 200와트고, 하루에 6시간씩 제대로 태양광 발전을 한다는 조건이 붙으면 1년에 1,300km 정도를 더 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오, 1,300km나 간다고? 좋은거 아니야?’라고 하실 수 있는데 쏘나타 하이브리드 기준으로는 1년에 13만원 아끼는게 고작입니다. 이득을 보려면 11년 가까이 타야돼요. 그리고 아이오닉 5에 솔라루프를 달면 1년에 8만 5천원 정도를 아낄 수 있습니다. 한 15년은 타야 본전을 뽑을 수 있습니다.

음… 이거 선택하실건가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매력은 눈꼽만큼도 없는 옵션이지 않나요?솔라루프의 충전량은 최대 200와트인데, 완속충전기가 35배나 빠르고, 급속충전기는 이거보다 500배에서 1,500배 정도 빠르죠. 특히 최대 발전량인 200와트는 햇빛이 최대로 들어와야 가능한 수치입니다.

계절에 따라 태양이 떠 있는 높이가 다른 점을 생각해보면 사실상 최대 발전량은 정말 짧은 시간만 가능하단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1년에 1,300km는 이론일 뿐이고 실제로는 훨씬 적을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럼 솔라패널은 이게 끝일까요? 그저 제조사들이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노다지 그 자체. 태양광 자동차 시장

해외에서는 꾸준한 연구와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어요. 아직까지 큰 효과가 없는데도 차량용 태양광 패널을 계속 연구하는건 엄청난 시장규모 때문입니다.

땅이 넓고 해가 잘 드는 곳이 많다보니, 태양광 발전소나 태양광 패널을 달아놓은 차를 만들기 좋은 환경이거든요. 시장조사기관 ‘알라이드-마켓-리서치’의 자료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전세계 태양광 자동차 시장이 2023년까지 약 4천억원 규모인데, 2030년쯤 되면 5천조원으로 확 뛰어오를 것으로 분석했어요.

엄청나죠?

그중에서 미국만 따로 놓고 보면 2030년에 2,200조원으로 세계 절반을 먹을걸로 봤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에 진출한 기업이라면 절대 포기 못하는 노다지인 셈이죠.

햇빛으로 힘을 얻는 차들

그동안 전기차와 수소차만 이야기하다 보니 많이 묻혔었는데, 햇빛만 잘 받으면 나름 쓸만한게 태양광 발전입니다. 이런 가능성 때문인지 세계 곳곳에서 태양광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어요.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앱테라와 험블모터스, 라이트이어 세 곳이 있습니다.

앱테라는 미국의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입니다. 여기서 개발한 앱테라는 2인승 삼륜 전기차로, 태양광 패널만으로 하루 최대 72km 를 갈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보면 르노 트위지 수준인거죠. 이 차의 발전량은 700와트로, 차 곳곳에 다이아몬드 모양의 솔라패널을 붙여놨어요.

여전히 일반 전기차 충전기보다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적어도 시티카로 쓰기엔 충분한 수준입니다. 모습을 보면 자동차로 봐야하나… 좀 애매한데 공기저항을 최대한 줄이다보니 이런 모양이 됐다고 합니다. 덕분에 항력계수는 0.13밖에 안되죠. 양산차 중 항력계수가 매우 낮은 차들이 0.2 정도인데 이거보다 훨씬 낮은 거죠.

또, 차에 장착된 배터리 용량에 따라 400km에서 1600km까지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진짜로 그럴 수 있는지는 나중에 나와봐야 알겠네요.

다음은 험블모터스입니다. 여기는 포드와 페라리 같은 유명 브랜드 출신 전문가들이 뭉쳐서 만든 회사입니다. 여기선 ‘험블 원’이라는 전기 SUV를 만들고 있어요. 태양광 패널만으로 하루 최대 97km를 갈 수 있을 만큼 태양광 충전효율이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행용 배터리를 가득채우면 800km나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라이트이어는 네덜란드의 전기차 스타트업입니다. 태양광 자동차 자동차 대회 우승팀인 아인트호벤 공대팀이 설립한 회사죠. 패스트팩 형태의 전기차인데 특이하게 네 바퀴 모두 인휠 모터를 달았습니다. 그리고 보닛부터 뒷부분까지 솔라패널을 쫙 깔았죠.

맑은 날 1시간 충전하면 12km를 갈 수 있어서 일하는 동안 야외 주차장에서 충전하면 출퇴근은 가능해 보이네요. 미국이니깐 이 정돈 되겠죠? 또, 내장된 배터리만으로 725km를 갈 수 있는걸로 알려져있습니다.

이게 가능한게 차 무게가 1,315kg 밖에 안되고 항력계수 역시 0.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고성능보다 효율에 집중하다보니, 제로백은 10초로 평범합니다.

솔라패널은 어떻게 발전할까?

이렇게 기업들이 거대 시장만 보고 개발하는 것 같지만, 솔라패널을 연구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탄소배출 문제’입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 내연기관차를 몰아세우면서 친환경차 개발로 휙 돌아서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걸 무시하면 차 한대당 기준을 초과한 만큼 벌금을 때리고 아예 못팔게 할 수 도 있게 됐죠. 아니면 탄소배출권을 돈 주고 사야 되는데, 이게 또 수천억원 이상이라 결코 이득이 될 수없는 구조예요.

그래서 해결책으로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겸사겸사 솔라루프까지 개발하고 있는겁니다.

앞으로 솔라루프가 가야할 길은 확실해요. 어떻게든 발전 효율을 끌어올리는 거죠.

태양광 발전에 사용되는 패널은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있습니다. 1세대는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는 단결정 혹은 다결정 실리콘 패널이고 2세대는 박막형입니다.

1세대가 실리콘 웨이퍼 형태로 쫙 깔아놓는 방식이라면 2세대 박막형은 유연하게 만들 수 있고 주변에 있는 저렴한 재료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제조가격이 1세대보다 이론상 100분의 1 수준이죠. 특히 패널을 휠 수 있어서 곡선이 있는 빌딩이나 구조물에도 간편하게 붙일 수 있어요.

이게 참 좋은게 태양광 발전소가 아니더라도 도시 전체에 붙여서 태양광 발전소 역할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요즘은 이 패널을 투명하게 만들어서 앞면과 뒷면에서 동시에 전기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요. 이걸 ‘양면수광구조’라 하는데, 이게 되면 창문으로도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빌딩에 붙이면 엄청난 발전량을 얻을수 있습니다.

자, 다음으로 3세대는 페로브스카이트 타입입니다. 이건 ‘차세대 태양전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발전효율이 1세대보다 훨씬 좋고 가격까지 싸요. ‘페로브스카이트’는 전기가 통하는 성질이 좋은 소재인데 1세대의 효율이 높아봐야 20% 언저리이지만, 3세대는 미국에서 기록한 47%가 최대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전기차의 회생제동 기능과 합쳐져서 주행거리도 지금보다 훨씬 길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