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수면교육의 시작

만두도 엄마는 처음이라

by 김만두

너는 왜 혼자 잠에 들지 못하는 걸까? (수면 교육의 시작)

꼭꼭이가 태어난 지 5일째에, 그러니까 우리가 조리원에 입소하고서 나는 꼭꼭이가 먹으면서 혹은 먹자마자 잠이 드는 모습을 처음 봤다. 분유든 모유든 가릴 것 없이 먹기만 하면 잠이 들었고 심지어 20일 이전의 꼭꼭이는 한 번 자면 3시간이고 4시간이고 깨우지 않으면 잘 일어나지도 않는,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아이고~ 순하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아가였다. 이렇다 보니 많은 육아 선배들이 잠을 못 자서 힘들다고 했던 100일 되기 전의 신생아 육아가 생각보다 쉽겠는데 라는 오만방자한 생각까지 들었었다.


잠투정이 시작된 건 산후관리사 선생님이 온 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 그러니까 꼭꼭이가 태어난지 3주쯤 되었을 무렵이었다. 선생님은 9년 동안 관리사 일을 하신 아주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었는데 40주를 채우다 못해 41주에 넘치게 태어난 꼭꼭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빠른 것 같다고 했다. 선생님이 산후관리를 하러 갈 때쯤의 아이들은 보통 먹잠먹잠먹잠먹잠을 하는 아주 단조로운 패턴의 생활을 하는데 우리 꼭꼭이는 벌써 먹고 놀고 자는 먹놀잠 패턴이 시작된 것 같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모유를 충분하게 먹은 다음 트림을 할 때쯤이면 눈을 번쩍 떠서 관리사 선생님 어깨 주위의 세상을 열심히 둘러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일정 시간이 되면 젖을 찾는 것처럼 선생님 품을 파고들었는데 선생님은 아무래도 잠투정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잠투정! 아이들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꼭꼭이는 세상이 떠나갈 듯이 울고 머리를 파묻고 비비고 박고 조금은 공격적인 잠투정을 구사한다. 이렇다 보니 잠을 재울 때마다 어디 아픈 건 아닌가 싶고 마음도 아프고 또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거세지는 잠투정에 이러다가 일 년 내내 재울 때마다 30분 내지 1시간 동안 이걸 받아내며 잠을 재워야 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또 30분씩 공들여 안아서 재우더라도 눕히면 5분 길면 20분이면 잠에서 깨어나 운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다가 관리사 선생님이 가시기 이틀 전에 수면교육에 관한 책을 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유튜브에 수면교육을 쳐보니 아이들이 침대에서 혼자 스르륵 잠이 들고, 깨면 스스로 잠을 연장하는(알고 보니 애바애였다) 획기적인 교육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면교육을 잘하면 스르륵 아이도 나도 힘들어하지 않고 잘 잘 수 있겠지? 부푼 기대를 품고 40일이 되는 때에 시작하자고 용용이와 계획표까지 짰다.


먼저 우리가 알게 된 수면법은 안눕법, 쉬(아)닥법, 퍼버법이었는데 안눕법은 안아서 재운 후에 잠이 들면 눕히는 것이고 쉬(아)닥법은 쉬-(아-) 소리를 내면서 토닥여 주는 방법, 퍼버법은 시간을 점차적으로 늘리면서 아이가 스스로 잠들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으로 울어도 일정 시간 동안엔 안아주거나 달래주지 않는 방법이다. 그런데 안눕법은 우리가 이미 하고 있는 방법이었다. 우리는 아이가 눈이 스르륵 감기고 숨을 일정하게 쉬면 그때 침대에 눕혔다. 그런데 이 방법은 아이가 잘 때까지, 또 자더라도 눕혔다가 깨면 다시 안아줘야 하기 때문에 내 손목이 너덜너덜 해져만 갔다(꼭꼭이는 한 번 재울 때 세 번 이상은 등센서가 발동했던 것 같다). 퍼버법은 유튜브에 후기가 아주 많았는데 우는 아이를 달래주지 않고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이제 갓 40일이 된 꼭꼭이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그런데 결과적으로 우리의 수면교육은 수정된 퍼버법이 되었다.). 그렇다면 쉬닥법이 남았다! 그래서 우리는 공부한 당일 쉬닥법을 시행해 보기로 했다.


누군가 안아주는 채로만 잠을 자봤던 꼭꼭이가 등을 댄 채로 잠을 잘리 만무했다. 우리는 번갈아 가며 1시간 동안이나 쉬- 소리를 내며 아이를 토닥였다. 결과는 무참히 실패! 쉬- 소리를 너무 많이 내서 입 안이 얼얼해질 정도였고 꼭꼭이는 너무 울어서 쉽사리 달래지지도 않았다. 우리는 결국 그날 안았다 눕혔다를 반복하며 꼭꼭이를 재웠다. 그날 이후에도 꼭꼭이의 잠투정은 점점 더 길어져만 갔고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 엄청난 울음을 터뜨렸다.


책에 나오는 수면교육법들은 정말 단디 마음을 먹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거였다. 쉬닥법 실패 이후 여러 가지 방법을 깔짝깔짝 되었지만 우리는 우는 아이를 억지로 재우는 것이 마음이 아파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을 하고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맘마를 먹이고 이내 재워야 하는 시간이 돌아오는 게 너무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강력하게 수면교육을 해내야만 한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먹게 되었다. 또 수면교육을 하는 이유는 단지 내가 편하고자 한다기보다는 아이가 편하게 스스로 잠이 들고 스스로 잠을 연장하는 패턴을 만들게 해 주어 건강한 하루 일과를 보낼 수 있게 해 주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눈물과 잠투정으로 점철된 하루를 만들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며칠 후 친정부모님이 오시니 그 이후에 재개해 보자 마음을 다졌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2: 스테로이드와 모유수유 그리고 모성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