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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일기

때로는 꿈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by 산들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간간이 연락하고 지내던 대학 선배 언니였다.

전화를 받자마다 폰에서 영상이 흘러나온다. 언니와 학생들이 푸른 바다 배 위에서 체험학습을 하며 행복해하는 모습들이었다. 함께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중이었고 분홍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활짝 웃는 언니는 20대처럼 풋풋해 보였다.


학생들과 재밌게 놀고 있는 모습을 부러운 마음으로 보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대답이 없다. 약간의 한숨 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불안한 느낌이 들어 언니 집에 가도 되는지 물어도 묵묵부답이다. 답답한 마음에 재촉하며 징징거린다. 마음이 불안하고 급해졌다.


전화를 끊고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다. 같은 영상이 보일뿐 언니는 말을 하지 않는다. 무슨 일 있냐고 내가 가겠다고 울다가 전화를 끊는 순간 바로 잠이 깨었다.


꿈이었다. 마치 현실인 것처럼 생생하다. 언니는 몇 년 전에 폐암으로 암투병을 하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돌아가신 분이다. 중학교 교사였는데 폐암 진단을 받고 휴직한 상태였다. 잊고 있었구나. 좋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구나.


꿈에서 깨고 나니 언니의 편안한 죽음을 알리는 암시인 것 같아 위안이 된다. 언니에 대한 연민의 정이 무의식에 깊이 잠들고 있었나 보다. 생을 마감하기 하루 전 호스피스 병동에서 코를 골며 자는 언니의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편안히 돌아가시겠구나 생각하며 안심이 되었는데 그다음 날 바로 부고문자가 날아왔었다. 잊고 있었던 감정들이 되살아나 꿈을 통해 다시 정리가 된다.

해바라기를 보니 언니의 활짝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좋은 곳에서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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