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얽힌 설화
등산하던 중 붉은 꽃잎에 밥알 모양의 흰 무늬가 있는 며느리밥풀 꽃이 눈에 띄었다. 이름이 특이해서 알아보니 얽힌 설화가 있다. 역시 모든 이름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구나. 어쩌면 억지처럼 여겨지는 이야기지만 그 옛날 가난한 시절 며느리들이 받은 구박과 설움이 느껴져 마음이 짠해진다.
쌀 한 톨이 귀했던 먼 옛날, 며느리가 가족들을 위해 햅쌀로 밥을 지은 후 밥이 잘 되었는지 맛을 보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그 모습을 보고"그 귀한 햅쌀을 네년이 먼저 먹다니"라고 호통을 치며 옆에 있던 부지깽이로 며느리를 때려죽인다. 이듬해 억울하게 죽은 며느리의 무덤가에 예쁜 꽃이 피었는데 붉은색에 밥알처럼 보이는 흰색 무늬가 있더란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 꽃을 보고 이름을 만들었는지 잘 모르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어려운 시절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 같다. 요즘은 고부간에 사이좋게 잘 지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갈등의 골이 깊어 서로를 괴롭히며 사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같은 여자인데도 왜 그렇게 서로를 미워할까?
시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뺏겼다는 이유로 며느리는 남편을 시어머니에게 뺏길까 봐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일까? 깊은 무의식에 질투의 감정이 섞여있는 것은 아닐까? 시어머니도 며느리의 시절이 있었을 테고 며느리도 시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서로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텐데..
내가 아직 시어머니가 안되어 봐서 하는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경험이 남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아들 딸이 경험의 기회를 안 주고 있어 아쉬울 뿐이다.
아무튼 예쁘게만 보였던 며느리 밥풀꽃의 흰 무늬가 며느리의 눈물처럼 보여 연민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