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는 별일일 수 있어.
책을 보다가 인도인들이 자주 말하는 '노 프라블럼'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고 아차 하는 마음이 든다.
내용을 요약하면, 어느 인도인이 누군가 큰일을 겪으면 항상 '노 프라블럼'이라고 말해서 이유를 물었더니 "모든 사람은 자신의 까르마대로 살 뿐이고 일어난 모든 일은 신이 알아서 하는 일이니 별일 아니다"라고 했다. 어느 날 그 인도인의 아내가 릭샤(마차)에 부딪혀 다리가 부러지는 일이 생겼다. 너무나 괴로운 마음에 작가에게 달려와 울음을 터뜨린다. 작가는 평소 인도인이 말한 대로 "노 프라블럼"이라고 하면 위로가 될 줄 알고 말했더니 화를 내면서 그렇게 말한 대가로 병원비를 받아갔다고 한다. 인도인은 남일은 '노 프라블럼'이라고 습관적으로 말하면서 정작 자신의 일은 "노 프라블럼"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날 내 모습이 보여 미안하고 부끄러워진다. 나도 다른 사람이 어려운 일이 생기면 "별일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걱정하지 마"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했었다. 상대에게는 일어난 일이 아주 힘든 일이고 큰 고민일 수 있는데 공감을 해주지 못하고 별일 아니라고 했으니 상대입장에서는 얼마나 서운하고 답답했을까?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한 일을 겪은 사람을 보며 공감하면서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노 프라블럼"은 나에게만 적용해야지 타인에게 적용하면 독이 되고 화살이 된다는 것을 알고 나니 섬뜩해졌다. 내 일은 가볍게 넘기되 남의 어려운 일은 진정한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