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 연습
알아차리면 참을 것이 없다. 감정이 일어나지만 알아차리는 순간 사라진다. 화내고 짜증 내고 불안하고 걱정하고 이 모든 감정들이 어떻게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궁금했다. 부정적인 감정들은 부정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임을 알고 관점만 바꾸면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지 않는 줄 착각했다. 하지만 습관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내 모습을 보고 실망스러웠다. 머리로만 이해하고 있었지 내 모습은 변화가 없었다. 참다 참다 터지는 경우도 있었고 화내고 짜증 내고 나서 후회하는 날들이 반복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그 순간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고집하고 주장하고 화내고 짜증 낼 때 또는 화를 참을 때 내 몸은 긴장되고 목소리는 높아지고 심장박동이 심하게 뛰고 몸 전체에 열감이 느껴졌다. 그것이 바로 스트레스 증상임을 직감하는 순간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지? 나를 해치고 남을 해치는 이 짓을 왜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자 저절로 멈춤이 일어났다.
멈추고 나니 모든 것이 평온해지고 미안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이런 느낌이구나 알아차리지 못해서 감정에 휘말렸구나. 불교 수행법에서 마음을 알아차리기 전에 느낌과 감각을 알아차려야 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다.
알아차림을 연습하면서 업식이 두터우니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처음에는 고집하고 화내는 줄 모르다가 나중에 알아차리고 후회했다. 이때는 화를 내고 나서도 내가 옳다는 생각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쉽게 사과를 못하고 시간이 지나서 겨우 문자로 사과문자를 보내게 된다.
다음에는 화를 내면서 알아차리긴 하는데 계속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보았다. 이때도 머리로는 상대를 이해하지만 역시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지 못한다. 하지만 화를 내고 나서 사과하는 시간이 짧아진다.
다음은 화를 낸다는 것을 알고 멈추고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 순간 일어나지만 많이 사라진 상태다.
다음은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화가 올라오는 기미를 느낀다. 싸한 느낌, 신경이 팽팽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때 알아차리면 화가 나지 않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마지막은 내 생각을 완전히 내려놓고 상대에게 귀를 기울일 때다. 이때는 감정이 올라오지 않기도 하고 올라오는 순간 바로 사라진다.
이런 경험들이 많진 않지만 한번 경험해 보니 믿음이 생긴다. 바로 알아차리면 참 좋겠지만 업식이 두터우니 꾸준히 연습하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 감정은 무의식이고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감정을 통제한다는 것이 어렵지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니 꾸준히 하게 된다. 알아차림은 감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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