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63일 차-4시간 천하

by 안나

2022년 5월 19일 목요일

63일 차


28번째 핵산 검사했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중국 핵산 검사 관련 주식이나 살 걸 그랬어요

따상은 기본이었을 듯


아파트 안에 핵산 검사 진행 보조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자꾸 올라와요

핵산 검사 진행을 보조한다는 사람을 구한다는 이야기는 봉쇄 해제가 아직 멀었다는 거죠

봉쇄 해제할 거면 진행자를 추가로 모집해서 교육하겠어요


어제 한인촌이 있는 홍치아쩐과 치바오쩐에서 일부 4시간 외출 허용했었는데요

오늘 민항구 전체 다시 다 외출 금지했어요

스트레스 테스트한 것도 아니고

저희에게 스트레스 테스트는 전산 시스템 때 바뀔 때 내부적으로 직원들하고 한 번씩 하는 건데요

여기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마구 하네요


저하고 같은 치바오쩐이지만 다른 아파트 사시는 분은 오늘 외출하신다고 했는데

아침에 취소해버렸대요.

지인 분께서 수세미, 세제, 슬리퍼 사야 하는데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시네요

우리가 지금 사고 싶은 것은 아르마니 정장, 발리 구두

아니고 수세미, 세제 이런 거예요

그걸 사기가 어렵다는 게

2022년 세계적 국제도시이자 한때 외국인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 1위 상해의 현실입니다


공구로 산 청소 용품이 왔어요


운동화 전용 세제, 욕실용 청소 세제와 소매나 칼라 부분의 찌든 때 전용 세제예요

공구로 샀으니까 상표나 용량은 선택 아니고요

집에 있으니까 생활용품 소모가 눈에 띄게 줄어요

.

이번 봉쇄로 우리가 배운 것은 겸손과 절약이네요.

언제 우리가 식자재 앞에서 겸손해봤을까요

있는 재료와 양념으로 뭐든지 만들고 해야 하면서

매일매일 요리 실력 강제 업글당하고 있네요


8차 구호품 받았어요

이제 구호품 받으면 느낌도 없어요

그냥 무의미 위에 무의미 하나 추가하는 듯


쌀 5kg 하고 요구르트, 전지분유예요

쌀은 많아요 오늘 받은 것까지 합치면 10kg 있네요

아파트 안에서 떡 만들어서 팔까 봐요

요구르트는 드레싱 소스로나 써야 할 것 같고

전지분유는 식빵 만들 때 써야겠어요



아파트 문이 모두 3개가 있는데요

62일 동안 안에서만 문을 바라보다가 어제 밖에서 보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같은 공간과 사물이지만 보는 시각과 시간에 따라 다르게 느껴져요


오늘도 10Km 걸었어요


아파트 안을 다람쥐보다 열심히 돌아요

이렇게 걸으면 언젠가는 한국에 있는 집에 도착하지 않을까요.

우리 집 비번 안 바뀌었겠죠


1884년 12월 4일 김옥균을 비롯한 급진 개화파가 일으켰던 준비되지 않았던 갑신정변은 3일 천하로 끝났고

2022년 5월 18일 어설프게 실시한 상해시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실시한 부분 외출 허용은 하루 4시간 천하로 끝났어요.


3일 천하로 끝난 갑신정변이 향후 근대화의 걸림돌이 되었고 결국 청의 내정간섭을 불러왔다는 것은 안 비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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