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7일 금요일
71일 차
31번째 핵산 검사
6월 6일부터 고2, 고3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된다고 하네요
학생, 교직원 모두 하루 핵산 검사 1회 항원 검사 1회씩 해야 한대요
복공复工(다시 업무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왔어요
직원들이 출근하면 매일 항원 혹은 핵산 검사를 해야 하고 직장 내에서 별도 격리 공간을 만들어야 해요.
북경대의 경우 기숙사 하고 캠퍼스를 운행하는 셔틀이 있는데 항원 검사하고 탈 수 있대요.
(이런 방식을 폐쇄 루프라고 해요 闭环 숙소와 사이트만 왕복 가능 )
이런 식으로 하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매일매일 핵산, 항원 검사받고 살면 되어요
각 행정 단위 별로 막아놨던 철책도 철거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뭔가 변화가 있지만 아파트 안에만 있으니 아직 체감할 수는 없어요
아파트 단체방에 휴대폰이 고장 났다고 여분 휴대폰 있나고 올라왔어요
이 상황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으면 그 어려움이 어느 정도일까요
제게도 곤란한 상황이 발생했어요
주방 싱크대 아래로 물이 새고 있었어요
집주인에게 이야기를 해서 와서 보고 가서 수리해준다고 했는데요
기사님이 없어서 일주일도 더 기다렸어요
오늘 드디어 기사님이 오셔서 누수를 수리해 주셨어요
지붕도 아닌 데 싱크대 밑에 이렇게 물받이 놓고 일주일도 더 지냈어요
아파트 안에 야채 가게가 생겼어요
개인 집인데요
어떻게 야채를 구하는지 모르겠지만 거의 매일 야채가 들어오는 듯해요
모든 야채가 다 있는 것 아니지만 랜덤 박스로 사지 않아도 되고 소량 구입 가능해서 좋네요
제가 봉쇄 초기 딩동에서 매일 아침마다 그렇게 구하려고 했던 애썼던 굴소스도 쌓아놓고 파네요
제게 이 과일오이水果黄瓜를 추천해주시고 파브리카도 구해준다고 했어요.
애가 귀엽게 생긴 게 맘에 들어요
지인 분이 오늘 가석방(?)이라고 면회 오시겠대요
부랴부랴 커피 내려서 뛰어나갔어요
우리 지인님이 드실 소중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원래 면회 오시면 따뜻한 드립 커피 해드린다고 했었는데 요즘 날이 더워서
얼죽아 해야 해요
철책 넘어서 커피 담은 텀블러 간신히 넘기고 저도 준비해 간 커피 마시면서 대화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71일 만에 처음 한국 사람하고 오프라인으로 말해 봤어요
지금까지는 전화나 영상으로 온라인 대화만 했거든요.
이 더운 날 굳이 자전거 타고 그 귀한 외출 시간에 면회 와주신 지인 분
감사합니다
봉쇄 풀리면 제가 자주자주 커피 내려 드릴게요
여명의 눈동자
김성동 님의 소설이었고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만들어졌었어요
여주 윤여옥과 남주 최대치가 수용소 철책을 두고 만나는 장면은 그 아름다움과 절절함으로 한국 드라마 사상 명장면으로 길이 남았고 패러디도 많이 되었는데요
윤여옥과 최대치의 만나는 장면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어도 철책을 두고 지인을 만났네요
일제 강점기가 지난 지 80년도 더 지난 2022년에요
지인하고의 철책 만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햇볕이 짱짱하네요
한낮의 강한 햇볕은 모든 것을 수렴했어요
아파트 안에는 모든 것이 사라진 것처럼 고요한 침묵만 흘러요
자봉(자원 봉사자) 언니가 6월 10일에서 15일 사이에 제가 살고 있는 민항취가 풀릴 거라고 했어요
교민분들 중 80% 정도가 민항취에 사시는 것 같아요
10% 정도는 창닝취 5% 정도는 푸동신취 그 밖의 지역에 5% 정도 사시는 것 같아요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지만 제 체감 데이터예요
다른 분들과 연락을 해봤더니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세요
지인 분:제가 요즘 병이 생겨서요
저: 아 그래요 많이 안 좋으신가요
지인 분; 의심병이요
이대로 될지는 믿을 수 없다는 의견과 제발 이대로 되길 바란다는 의견이 분분해요
우리 큰 쪽쪽이가 키가 제법 자랐어요
지금은 대파나 쪽파도 자주는 아니지만 구해져서 굳이 파테크를 하지 않아도 되기는 해요
그래도 제가 쪽쪽이를 키우는 이유는
쓰레기통에서도 장미꽃이 피는 것과 같다고 했던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독재라는 쓰레기통에서도 민주주의라는 장미꽃을 피워냈고
현재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도 인류애라는 꽃이 피고 있는 지금
생명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견지한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정작 그 고귀한 생명이 고통받고 개개인의 인권과 자유가 짓밟히고 있는 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한줄기 위안이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