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일의 기다림,홍차오-푸동공항 공항철도 개통
2021년 10월,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와서 지금까지 제 주변에서 공사현장 아닌 곳을 지나가는 일은 없어요. 아침부터 밤까지 어디선가 크레인 타워가 보이고 레미콘을 실은 덤프트럭이 지나다닌답니다. 중국경제는 시멘트경제라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에요. 맨날 땅 파고 드릴박고 공사현장이라면 전생에 못 본 거하고 다음 생에 태어나 볼 것까지 다 보고 사니 제가 공사현장이 얼마나 싫겠어요.
제가 사는 치바오七宝 역 근처에도 어마어마한 공사현장이 있어요. 지나갈 때마다 째려보고 다녔는데 어느 날 그 공사현장이 홍차오공항에서 푸동공항까지 40분에 달려줄 도시철도라는 거예요. 그때부터 지나다닐 때마다 수고가 많지, 얼른얼른 힘내 공사하라고 애정 가득 담은 눈길로 바라봐 줬어요. 원래 2024년 10월에 완공한다고 했는데 지난 12월 27일에 개통했어요.
2019년 6월에 공사 시작해 5년 반 만에 홍차오에서 푸동까지 40분 만에 갈 수 있는 도시철도가 개통했어요.
홍차오-푸동공항은 지하철 2호선으로 갈 수 있는데 무려 1시간 40분 중간에 서는 역만 27개예요. 상하이에 어떤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는지 구경하고 싶거나 중국어 듣기 공부하고 싶으면 모를까 1시간 40분 동안 지하철 타기 쉽지 않아요. 캐리어가 지하철 열차를 휘젓고 다니지 않게 꼭 잡고 있는 팔힘도 필요하고요. 좋은 점도 있어요. 8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1,600원이면 홍차오공항에서 푸동공항까지 갈 수 있어요.
푸동공항에서 마그레브 자기부상열차도 있는데 배차 간격이 20분이고 롱양루龙阳路에서 내려 시내까지 거의 1시간, 홍차오까지 1시간 넘게 들어와야 하니 큰 장점이 없어요. 비용도 50위안이고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 귀찮음은 덤이고요.
아예 늦은 밤이나 새벽이면 디디滴滴도 괜찮아요. 1시간이면 갈 수 있어요. 비용이 200~250위안 정도 나와요. 공항버스도 있지만 평소에도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데 출퇴근 시간대면 이것도 1시간 반 넘게 걸요. 이렇게 가나 저렇게 가나 뭐 하나 딱 부러지게 좋은 방법은 없어요.
비행기표 살 때, 어떻게 하든지 푸동공항을 피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까요.
이제 드디어 홍차오푸동구간을 40분 만에 달려준다는 도시철도가 생겼네요.
정확한 명칭은 시역공항선 市域机场线
Suburban Railway
주황색 표지를 사용해요. 따로 표를 사지 않고 지하철을 타는 알리페이 큐알코드로 탑승가능하고 중춘루
中春路역에서 지하철 환승 가능해 편해요. 홍차오공항에서 홍차오공항 2 터미널역 虹桥机场2号站
탈 때는 지하 1층까지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 무조건 주황색 Suburban Railway
만 보고 졸졸 따라가면 되어요. 지하철 타는 곳으로 들어가도 그 안에서 환승 가능해요. 아무래도 나중에 만든 역이니 기존 지하철 역보다는 좀 멀어요.
표 파는 키오스크 있는 데 알리페이 교통카드 안 되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표 살 수 있어요.
운행 거리는 약 60km, 시속 160Km 정도래요. 기차 안은 새 기차라 깨끗하고 짐을 놓을 수 있는 짐칸이 있어 편해요.
중간 정차역은 5군데 타고 내리는 사람 많아요. 공항을 가는 여행객도 있지만 출퇴근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열차 안에 보안요원도 탑승해 있어요.
푸동공항 1,2 터미널역 浦东机场1号2号站은 1 터미널과 2 터미널 중간에 있어요. 마그레브와 지하철 타는 중간에 역을 만들어놨어요. 역에서 공항 카운터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려요.
요금은 26위안.. 디디나 기존 마그레브에 비하면 확실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에요. 입석 가능하고요. 처음에 탈 때 자리 없어도 중간중간 자리 나더라고요. 운영시간은 아침 6시부터 10시 배차 간격은 15분이에요. 홍차오나 푸동에서 6시 6시 15분 6시 30분 이런 식으로 양쪽에서 출발하고 10시가 막차예요. 요금도 저렴하고 공항까지 가는 길 지루하지 않아 좋은데 아쉬운 것은 운영시간이 10시까지예요. 공항에 10시 넘어 내리는 일도 많은데요. 10시 반이나 11시까지 운영해 주면 좋겠어요.
2,000일을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상하이는 매일매일 교통, 생활환경이 조금씩 좋아지는 게 느껴져요.
이러면 상하이가 좋아질까요?? 아직 맘 속에 맺힌 게 있어서요. 저 뒤끝 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