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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사사 카페 3주년 생일잔치 후기

전지적 아니 보라빛 안나 시점

by 안나

2025년 10월 16일


어제, 10월 15일에 발리에서 상하이로 갔다가… 17일 저녁에 다시 한국으로 가야 하네요.

누가 보면 “대기업 CEO인가 봐요?” 하겠지만, 천만에요.

저는 푼돈 버는 일개미랍니다.


“뉴스사사, 올해 우리 카페 색상은 보라입니다.”

보라색이라니! 머리핀 하나 없는 안나는 옷 사러 가요.


룰루레몬 앞을 지나가는데, 저 멀리서 보라색 후드티가 반짝!

“이거죠!”

앞뒤 안 보고 쪼르르 달려 들어가 말했어요.

“이 옷 주세요!”


직원이 저를 쳐다보더니,

“ 남자 옷이에요.”

“앗!”


다시 보니 큼지막하게 男士款이라고 쓰여 있네요.

“여자 옷은 없나요?”

“저쪽에 있어요.”


같은 디자인인데 이번엔 분홍색 후드티를 내밀더군요.

“저 색맹 아니거든요… 어떻게 이게 보라색이에요, 흑흑.”

“보라색은 없나요?” 하고 물으니,

“이 옷은 분홍색만 있어요.”


남자 옷이라 못 입는 건 아니지만, 대보기만 해도 이미 포대자루 느낌.

‘내일 비행기 타야 하는데, 오늘밖에 시간 없는데… 어쩌지?’


머리 속이 복잡해진 안나는 걱정스러운 발걸음을 옮기는데 갭 매장에서 보라색 후드티가 안나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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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어요, 저 데리고 가세요!”

“아휴, 여기 있었구나. 진작 말을 하지.”

“물어보지도 않으셨잖아요.”

“그랬구나, 미안해.”


그렇게 안나는 드디어 보라색 후드티를 입고, 즐거운 마음으로 KE2210을 타고 홍차오에서 김포로 왔어요.


2025년 10월 19일 — 두근두근 일요일


전, 현생 아니 다음 생까지 노비 체질인 안나에게 단 하나의 공주노릇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운전 못해 항상 기사가 있어야 한답니다.

결혼 전엔 아버지가, 결혼 후엔 ‘넓으신 분’이 기사직(knight 아님, driver)을 물려받으셨죠.

“저 공주 맞죠”


김기사(제 ‘넓으신 분’이 김 씨랍니다)님이 파르나스 호텔 로비까지 태워주고,

직원이 문을 열어줘 공주처럼 내렸지만,

일개미 근성은 못 속이고 다다다, 걸어서 2층으로 올라갑니다.


삼성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삼성동은 지하 구조까지 제 손바닥이에요.


보라색 사이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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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뭘 하고 있니?”

“저는요, 회원 님들에게 행사 시간과 장소를 알려드리려고요. 사이드 님께서 저를 디자인해주셨어요. 저, 좀 예쁜가요?”

“응응, 완전 보라보라 하고 눈에 잘 띄네. 좋아!”

“안나 님 맘에 드셨다니 다행이에요. 다른 회원님들도 절 좋아해 주시겠죠?”

“그럼. 우리 카페 회원님들, 얼마나 따뜻하신 분들인데.”


보라색 숫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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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그렇게 반짝거리니?”

“우리 카페가 세 살 됐다는 걸 온 지구에 알리고 싶어서요! 예이공주 님이 쿠팡에서 9,900원에 절 데려오셨어요.”

“와, 저렴하지만 영롱하다!”

“그건요, 제가 뉴스사사 카페 생일잔치에 왔기 때문이에요.”


3주년 기념 케이크

결혼식 케이크처럼 정교하고 화려한 꽃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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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서 왔니?”

“오늘 크렘 드 르네 Creme de Renee 에서 막 만들어져 소중히 모심 받으며 여기까지 왔어요. 제가 좀 키가 커서 흔들리면 무너지거나 뭉개질 수 있다고 해서 전용보냉백 타고 왔어요. ”

“이따 케이크 커팅 끝나면 맛있게 먹어줄게.”

“헤헤, 기대할게요.”


보라색 리본

“너는 뭐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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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 커틀러리랑 냅킨을 감고 있어요. 다들 맛있게 식사하시라고요.”

“고마워. 여긴 파르나스니까 음식 퀄리티 걱정은 없겠네.”

“근데 안나 님 입이 좀 짧으시잖아요?”

“음… 좀 그렇긴 한데, 파르나스 음식은 잘 먹어. 나도 맛있는 건 포기 못하지.”

(피칸파이 두 조각 먹은 건 안 비밀이에요.)


보라색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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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엽서구나 만나서 반가워 ”

“저는 회원 님들이 카페와 모임에 관한 글을 쓸 수 있게 준비중이에요. 글씨야 못 쓰면 어때요. 내용이 중요하죠. 좋은 내용 많이 써 주실 거라 생각하고 혼자 김칫국 마시고 있어요. ”

“그래, 고마워, 근데 김칫국 많이 마시면 속 쓰려”


보라색 쇼핑백

“질도 좋고 튼튼하네. 뭘 담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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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이 찍은 사진으로 만든 2026년 달력, 뉴스사사 한정 엽서, 그리고 보조배터리요! 집에 가서도 재사용될 거예요.”

“그래, 고마워. 나는 상하이로 돌아갈 건데 같이 갈래?”

“어머, 좋아요! 저 뉴스사사 쇼핑백이라 비행기 타는 거 좋아해요.”


이 밖에도 정성 어린 준비물은 한가득이었지만,

다 쓰면 대하소설이 될 테니 오늘은 단편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상하이로 돌아오니 찬바람이 불어요.

이제 상하이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죠.


10월 내려간 기온으로, 모태건조 제 피부는 아토피 재발해 손 끝부터 마르고 있지만,

이번 정모에서 챙겨 온 회원님들의 마음과 열정,매니저님과 스태프분들의 카페 사랑 덕분에촉촉해져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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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꼐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드리는 무한감사를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스위트에 실어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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