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료체게
제가 저희 직원 때문에 세 번 놀랬어요.
한 번은 깜짝 놀랐고, 두 번째는 살짝 놀랬고, 세 번째는 조금 놀랐어요.
저하고 친하게 지내는 직원이에요. 평소 이야기도 자주 하고, 집도 저희 집 근처라 가끔 주말에 보기도 하고, 저 많이 도와주는 직원이라 늘 고맙게 생각하고 친해요. 9월 첫쨰 주 월요일에 출금했더니 직원이 갑자기 휴가를 냈다는 거예요. 휴가야, 낼 수 있죠. 그런데 그 사유가 지난 금요일 밤에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거예요. 이런 큰일이 생겼을 줄이야.. 깜짝 놀랐어요.
다행히 골든타임 안에 이쪽으로 유명하다는 화산병원으로 옮겨져 제 시간 안에 수술을 받고 지금 중환자실에 있다고 하네요. 이런 안 좋은 일이 생긴 중에도 그나마 직원 남편이 평소 출장으로 자주 가던 미국이나 베트남에서 쓰러지지 않아 다행이고(진짜 미국이나 베트남에서 쓰러졌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집에서도 아이들만 있을 때가 아니라 직원이 있을 때 쓰러져 제때 대처할 수 있었어요. 이제 44세이고 큰 애가 올해 고등학교 갔는데, 앞으로 할 일이 많은 사람인데 이런 일이 생겼다니 참 속 상했어요. 얼마 뒤, 일반 병실로 옮겼다가 퇴원하고 일반 재활 병원으로 옮긴다고 할 때, 두 번째 놀랄 일이 생깁니다. 병원비가 20만 위안 나왔다는 거예요. (4,000만 원)
중국은 의보 적용이 자기가 적립한 금액을 먼저 쓰는 방식입니다. 저희 직원과 남편분은 둘 다 직장 의보가 있어 자기 적립금이 꽤 되긴 하지만요. 먼저 자기 의보 적립금 다 쓰고 그다음에는 배우자 적립금을 쓸 수 있어요. 그러고도 모자라면 그때서야 국가 의보 재정이 투입됩니다. 국가 의보 재정 분담 시에도 자기 분담금은 발생하고요. 의보 적용이 안 되는 수입약품, 수입의료기구 사용은 자기 부담입니다. 40만 위안 중 추가로 낸 돈이 7만 위안이라고 하네요. (1,400만 원) 직원 남편분 회사 사장님께서 그동안 너무 부려 먹었던 것이 미안해서 그런지, 병원비와 재활의료비까지 다 회사 지원해 줄 테니 신경 쓰지 말고 치료에만 전념하라고 했대요. 그나마 다행이죠. 입원할 때, 의보가 있어서 보증금 12,000위안 걸고 바로 수술 들어갔는데 의보가 없거나 있어도 타 지역 의보여서(중국은 성마다 사회보장제도가 조금씩 달라요) 상하이에 사용이 안 되는 사람들은 예상 비용 20만 위안의 2배인 40만 위안을 걸어야 입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원래 중국 의료비 비싼 것은 저도 익히 알고 있고 주변에서도 여러 번 봤어요. 아는 분이 뇌동맥류 수술하는데 12만 위안 들었거든요.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비싼 줄, 그리고 당장 현찰로 보증금을 내지 못하면 뇌수술같이 시간을 다투는 수술을 받을 수 없다는 것에 새삼 놀랍니다. 직원이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 말합니다.
“돈 없으면 죽어요.”
직원 남편이 재활병원을 옮겨서 재활을 시작했어요.
직원이 퇴근하고 밤에 병원 가서 자면서 간병하길래, 낮에 일하고 밤에 병원 가서 간병하면 본인이 병 나 쓰러진다고 말렸어요. 며칠만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옆에 아주머니 환자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해서 아니 병실에 어떻게 여자 환자가 있냐고 했더니, 중국은 병상이 부족해 입원실을 굳이 성별을 나누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조금 놀랬습니다.
이 사건의 긍정적인 부작용으로 직원의 말 안 듣는 두 아들이 아버지 쓰러지는 것을 보고 난 뒤, 고분고분해져 직원 말을 잘 듣는다고 합니다.
*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중국 의보 가입율을 95%라고 합니다. 같은 의보라도 내용에 따라 혜택이 달라요.
* 국가 의보 재정 분담 비율은 보통 70% 수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