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링거 맞는 일이 자주 생기네요. 9월에 폐렴 걸려 3일 링거 맞고 항생제 복용 7일 했어요. 이번에는 지난주 금요일 저녁부터 전신근육통에 미열에 두통, 메스껍고, 춥고… 주말 내내 가지고 있는 약 먹으면서 버텨봤는데 차도가 없어요. 어제도 칼퇴하고 8시부터 잤는데도 여전하고, 오늘 출근했는데 너무 아파요. 걸을 수가 없어요. 직장에 이야기하고 병원 갔어요. 중국은 의보 제도가 있지만 우리나라와 달라요. 먼저 자기가 낸 적립금에서 사용해요. 적립금을 다 쓴 후에 질병 종류와 중증 정도에 따라 국가 보조가 나오고 이 때도 자기 부담금이 있어요. 이나마도 모든 인민이 다 대상은 아니고 의보를 가입해 주는 직장을 다녀야 가능해요. 회사 부담금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제가 약 급여의 2% 내고 회사 부담금이 성마다 다르지만 8~10% 정도예요. 예를 들어 제가 500위안 내면 상하이 기준 회사는 2,500위안(10%) 이거든요. 장난 아니죠. 그래서 의보 가입 안 해주는 직장도 많아요. 외국인 경우 자기가 낸 적립금을 사용 안 했으면 나중에 귀국할 때 돌려받을 수 있지만 회사가 낸 적립금은 국고 의보재정 속으로 쏘옥 ~ 어마어마하죠.
전 지금 병원 가면 제가 낸 적립금에서 사용하긴 때문에 결국 제 돈 내고 치료받는 거예요.( 제 떡 제가 먹기, 소경이 제 닭 잡아먹기) 중국은 의보 수가가 없고 모든 의료수가가 동일해요. 단지 돈을 누가 내냐 차이죠. 일단 아프니까 누구 돈을 쓰던지 갔어요.
먼저 과하오 挂号를 해야 하는데 증세를 말하면 어느 과로 가라고 알려줘요. 미리 증세를 입력해서 보여주니 호흡기 내과로 가래요.
‘아니, 나는 전신이 아픈데.. 내과가 아니고 호흡기 내과..’
전에 폐렴 치료했던 의사에게 갑니다.
‘또 왔네’ 하는 표정
‘저도 다시 오고 싶지 않아요.’
증세 이야기 했더니 입 안 들여다 보고 바로 피검사 처방
검사 항목 무려 9개, 많이도 하네요.
그러니 245 위안, 5만 원이나 받죠. 그중 코로나 검사도 있네요. 무슨 검사를 하는지
예전 같으면 일일이 사전 찾아봤겠지만 챗GPT에게 물어보니 이런 검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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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뽑히고 기다리는 30분 동안, 병원 의자에 드러누워 있었어요. 저 알아보는 사람도 없는데 체면이고 뭐고 없어요. 아픈데 장사 없잖아요.
30분 뒤 의사에게 갑니다. 의사는 매우 기쁜 얼굴로 자기 소견이 맞았음을 입증하는 수치를 보여줍니다.
CRP (C 반응 단백 수치) 147, SAA (혈청 아밀로이드 A)가 350이 넘으므로 급성 세균성 상기도 감염이래요.
링거 2일 맞고 약 먹고 다시 보재요. 링거 2일분+약값은 175 위안(약 35,000원)
네
수납하고 약 받아서 링거 맞으러 가요.
여기는 돈 안 내면 앉아서 맞아야 하는데 이게 정말 사람 골병들게 해요.
몸이 편한데 링거 맞을 일 없잖아요. 안 그래도 아픈데 앉아서 맞으면 옆에서 떠들고 이야기하고 영상 틀고 그래요. 저는 그렇게는 못합니다. 누워서 맞으려면 돈 내야 해요.
여기 병원은 그래도 저렴한 편입니다. 40위안. 베이징에서 맞을 때는 100위안 냈거든요.
링거 다 맞고 한동안 못 일어나 조금 더 누워 있었어요. 억지로 전복죽 반 그릇 먹고 나니 좀 낫네요.
마이코플라스마균 감염이고 주로 소아, 청소년 많이 걸린다는데 애도 아닌데 왜 이런 염증이 생겼는지..
호흡기 감염만으로도 전신이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오늘 병원비 총 10만 원 넘게 나왔어요.
중국은 돈 없으면 죽을 수 있는 나라예요. 그 이야기는 담에 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