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5대 수향 마을 도장깨기 끝!

후저우 난쉰

by 안나

강남(江南, Jiangnan)은 말 그대로 강의 남쪽이에요.

여기서 말하는 그 ‘강(江)’은 바로 중국 최대의 강, 양자강(長江)이에요.

그러니까 강남이란, 양자강 남쪽에 펼쳐진 지역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죠.

이 지역은 예로부터 농업과 수운, 상업이 함께 발달했어요.

큰 강도 있지만, 사실 강남의 진짜 매력은 잔잔한 물길이에요.

작은 강, 운하, 호수가 촘촘히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생활과 도시, 문화가 자연스럽게 물길을 따라 자라났죠.


주로 장쑤성, 저장성, 상하이 일대가 강남수향이라고 하죠.

말 그대로 풀면 ‘물의 마을’.

강과 운하, 호수가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그 위로 돌다리 하나, 그 옆으로 백벽흑와(白牆黑瓦)의 집들이 늘어서 있는 곳.

물길을 따라 길이 생기고, 길을 따라 마을이 생기고

그렇게 몇백 년을 살아온 마을들이 바로 강남 수향이에요.


물론…

설명은 늘 이렇게 낭만적인데,

실제로 가 보면 기념품 가게, 간식 파는 거리, 비슷비슷한 풍경이 이어지기도 하죠.

“아, 여기도 팔고 저기도 파는 그거…” 싶은 순간도 분명 있어요.


그래도 강남 수향마다 출신 배경과 성격은 조금씩 다릅니다.

전통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강남 5대 수향 마을’을 간단히 정리해 볼게요.


1. 저우좡(周庄, Zhouzhuang)

강남 제1 수향, 교과서 같은 곳

북송(10세기) 무렵 형성된 저우좡은 명·청대 상업과 수운의 중심지였고, 수로를 따라 만들어진 마을 구조가 가장 온전히 남아 있어요.

쌍교(双桥), 장대저택(张厅), 심만삼 고택(沈厅)까지.

“강남 수향이 뭐냐”고 묻는다면 사진 한 장으로 설명 가능한, 가장 정석적인 수향이에요.


2. 우전(乌镇, Wuzhen)

가장 잘 관리된, 세련된 수향

1,3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우전은 대운하 지선에 위치해 상업과 염색업이 발달했어요.

생활 중심의 동책(东栅),야경과 숙박이 가능한 서책(西栅)으로 나뉘어 있고 목조 가옥과 길게 이어진 회랑이 인상적이에요.


전통 수향을 현대적으로 연출한 모범 사례 같은 곳이에요. 베이징의 고북수전은 우전을 그대로 본따 만들었어요.


3. 시탕(西塘, Xitang)

비 오는 날 가장 예쁜 수향

춘추전국시대부터 존재했던 시탕은 상업보다는 생활 중심의 마을 분위기가 남아 있어요.

비를 맞지 않고 마을을 걸을 수 있는 장랑(长廊),작은 돌다리와 골목들이 이어지고

영화 <미션 임파서블 3> 촬영지로도 유명해졌죠.

톰 크루즈가 기와 지붕 위를 마구 뛰어다니던 곳이 바로 장랑 위에요.

밤이 되면 조용하고, 느리고, 유난히 서정적인 수향입니다.


4. 통리(同里, Tongli)

수향과 정원의 균형,송대에 형성되어 학자와 문인이 많이 살았던 통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퇴사원(退思园)으로 특히 유명해요.

태평교·길리교·장경교, 이른바 삼교(三桥)가 있고 수로가 비교적 넓으며 지금도 현지인들이 실제로 생활하고 있는 비율이 높아요.


5. 난쉰(南浔, Nanxun)

가장 부유했던 수향

청말 강남 4대 부호 중 상당수가 살았던 곳.

그래서인지 이곳은 분위기가 조금 달라요.


중국 전통 건축에 서양식 난간과 구조가 섞여 있고, 장석명 고택, 유씨 저택처럼 돈의 냄새(?)가 나는 건물들이 남아 있어요.

수로는 넓고, 상업화는 비교적 덜한 편이라 차분하게 걷기 좋은 수향이에요.


여기에 루즈(甪直, Luzhi)를 더해6대 수향 마을로 부르기도 합니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에요.


루즈는 2,5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사찰과 수로 중심의 마을로, 보성사(保圣寺), 작은 돌다리, 소박한 고택들이 남아 있어요.


화려하진 않지만

“아, 여긴 진짜 사람들이 살았겠구나” 싶은

관광지가 아닌 수향의 일상성을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요즘에는 이런 강남 수향 문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어요.


저는 이번에 강남 5대 수향 중

마지막으로 난쉰을 다녀왔어요.

교통이 애매해서 늘 미뤄두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수향 마을 도장 깨기 중이라서요. 후저우난쉰 고속철도역이 새로 생겨 편한데, 기차편이 많지는 않아요.

하필 제일 추울 때 가는 바람에 여유 있게 보진 못했지만, 이 날씨에도 한푸(汉服) 입고 사진 찍는 분들은 정말 많더라고요.

어느 수향 마을을 가도 파는 물건, 음식, 풍경은 비슷해 보이지만

각각의 역사와 건축 구조, 분위기는 분명 달라요.

상하이에 오신다면

수향 마을 한 곳쯤은 꼭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아, 강남이 이런 곳이구나” 하고 느끼기엔 충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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