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도시마다 랜드마크를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명품을 가지고 싶어 하는 열망보다 뜨거워요. 기능과 쓸모보다 주목을 받는지, 기억에 남는지가 더 중요하죠. 쑤저우가 무려 10년도 넘는 공사 기간과 7억 달러( 한국돈 1조 원 정도)를 들어 2016년에 화려하게 선보인 동방지문
중국의 미를 살려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데 아무리 봐도 중국의 미는 못 찾겠고 파란 색감과 바지를 연상시키는 건물 모형으로 청바지라는 예쁘지 않은 이름으로 유명해요.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인데, 사랑은 못 받아도 관심을 받으니 성공한 건축물일까요?
쑤저우중심광장이라는 초대형 쇼핑몰, 지하철역으로 편리한 접근성과 진지호 바로 앞이라 위치도 좋아요.
동방지문 앞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진을 찍으라는 수많은 사진사들이에요. 포토스폿 앞에 1장에 20위안만 내면 멋진 인생샷을 찍어준대요. 추운 날씨에 하루 종일 길바닥에서 고생하는 모습에 안쓰러움이 느껴져요.
찍어보고 맘에 안 들면 안 찍어도 된다는 솔깃한 제안에 한 장쯤 찍어볼까 고민하던 순간, 줄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 찍고 싶은 마음이 말끔히 사라졌어요.
셀카로 찍어도 웬만하면 괜찮게 나오더라고요.
쑤저우에 오신다면 낮이든 밤이든 어디서나 잘 보이는 동방지문을 한 번은 보게 될 거예요. 밤이 더 예뻐요. 조명이 켜지면 ‘청바지’가 그나마 돈 값을 하는 것 같아요.
참고로 이 7억 달러 짜리 청바지는 영국계 건축 설계사 RMJM(Robert Matthew Johnson Marshall)이 주요 설계를 담당했대요. 예쁨은 못 받아도 관심은 받는, 쑤저우를 기억하게 만드는 데 확실히 성공한 건축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