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하고 놀려면 이 정도는 놀아야죠. 강남정원 끝판왕

쑤저우 졸정원

by 안나



졸정원은 명나라 정덕(正德) 연간인 1509년, 관료 출신 문인 왕헌신(王献臣)이 관직에서 물러난 뒤 “졸자가 세상을 다스린다(拙者之政)”는 고사에서 이름을 따 만들었어요.

소유자는 여러 차례 바뀌며 확장과 훼손을 반복했고, 청대 문인과 상인들의 손을 거치며 현재 모습이 갖추었어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오늘날 쑤저우, 아니 강남정원 1 대장이 되었어요.

졸정원은 쑤저우 정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정원으로,

크게 동원·중원·서원 세 영역으로 나뉩니다.

● 중원(中园) – 졸정원의 핵심

연못이 정원의 중심을 이루고 누각, 회랑, 돌다리, 창호가 물을 따라 배치되어 있대요.

“정원은 물로 숨 쉰다”는 쑤저우식 조원 철학이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에요. 정원의 1/3이 물로 구성된 졸정원답죠.

● 동원(东园)

비교적 개방적이고 소박한 공간

자연에 가까운 구성, 초기 문인 정원의 분위기 유지

● 서원(西园)

구조가 치밀하고 장식이 잘 되어 있고, 후기 상인 문화와 청대 미학 반영


졸정원의 진가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뀌는 정원의 모습이에요.

같은 나무, 돌, 호수, 정자지만 걷는 방향, 빛에 따라 구도가 바뀔 때마다 화려하지 않지만 절제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여줘요.

졸정원은 보는 정원이 아니라 걷는 정원이에요. 졸정원에는 직선은 없어요. 꺾이고 돌아가며 천천히 걸어야 해요.


졸정원은 정답이 없어요. 사지선다도 아니에요. 정원이라는 거대한 답안지에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적으며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곳이에요.

왕헌신(王献臣)은 정치에 대한 실망으로 졸정이라는 이름으로 거리를 두고 의도적으로 자기를 낮추었어요.

정치를 모르겠고 나는 여기서 사색과 독서, 문인들과 어울려 살겠다는 왕헌신의 은퇴 후 삶은 쑤저우, 아니 중국에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유산으로 남겼어요.

친구들하고 놀려면 이 정도는 놀아야 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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