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상가 튀김아저씨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대치동이 아니라 상하이에서요.
해외 살면 정기적으로 먹어줘야 하는 음식이 국물떡볶이, 자장면이에요. 국물떡볶이는 튀김하고 같이 먹으면 더 맛있죠. 떡볶이도 자장면도 밀가루음식에 MSG 잔뜩 들어간 것 모르는 것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먹고 싶어지는 희한한 끌림은 한국인이면 태어날 때 세팅된 DNA인가요.
대치동 쪽에 갈 일 있어 은마상가 지하 1층 튀김아저씨에 가서 국물떡볶이 먹어보기로 했어요. 은마상가는 제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몇 십 년째 제자리 맴맴인 덕? 에 은마상가도 여전히 그대로 있네요. 지하로 들어가는 낡은 시멘트벽, 좁은 통로에 촘촘히 들어선 상가도요. 설날 앞두고 장 보러 나온 사람들과 떡볶이 집 방문하는 사람들로 그야말로 오일장 장터에 간 기분이에요.
빛이 바랜 간판, 낮은 천장, 복도를 가득 채운 냄새, 낡았지만 초라하지 않았어요. 은마상가에서 시간은 같은 속도로 흘러요. 국물떡볶이, 오징어튀김+김말이(국물에 적셔 먹어야 하는 국룰을 지켜야죠), 어묵 2개,
주문하자마자 나오네요. 맛은 평범하죠. 익숙한 밀가루 떡의 질감과 MSG가 들어간 달큼한 고추장 국물, 서울과 대치동 일대, 모든 것이 변해도,어딘가에는 변하지 않는 상가와 떡볶이가 있네요.
2026년 서울, 떠날 때 신축이었던 아파트들이 이제 구축이 되어버릴 만큼 긴 시간의 강을 건넜지만, 그때 그 맛 국물떡볶이를 먹으며 익숙한 추억과 변하지 않은 옛 맛을 만났어요. 결제는 제로페이로 해서 영수증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