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by Bike and Books

다 지났는데 뭐가 그렇게 힘드나,

어차피 이제 끝난 일인데 왜 털지 못하고 스스로의 감정에 취해서 나약하게 저러나.. 하기도 했는데.


내가 그 트라우마, 그것도 아주 하찮은 기억에 사로잡혀 목구멍이 아프도록 울음을 참아내게 될 줄이야.


너 살쪘니?

허리 라인이 없어졌어.

허벅지에 셀룰라이트, 알아?



아마도 별 뜻 없이 눈에 보이는대로 한 말들.

그때 크게 상처를 받았지만 아무 말을 못했고,

지금은 그들과의 연을 끊었지만,

외모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순간적으로 머리 끝까지 불쾌감과

어이없게도 슬픔이, 같이 올라온다.

그리고 기억들도.

그날의 장면, 움직임, 말, 목소리, 뉘앙스, 표정..

그런 것들.




뼈말라에 날씬 늘씬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뒤룩돼지도 아니었는데.

아. 나와 다른 기준이었나.




외모에 대한 농담이 싫다.


그게 트라우마여서인지

원래부터 내가 싫어하는 류의 농담인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가까운 사람, 나에게 의미가 있는 사람으로부터

외모에 대한 농담을 들으면

지워졌다 생각했던 과거의 기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서서히 선명하게 꿰어진다.

기억의 구슬이 늘어날 때마다 목이 졸려온다.


끊어내겠지 또. 그래야 살아지니까.

근데 오늘은, 힘들다.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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