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작 『현대미술이 어려운 이유』
2021년부터 꾸준하게 글을 써왔다. 철학 책과 관련 강의들을 보고, 미술에도 흥미를 가지게 되어 그에 대한 공부도 지속적으로 해왔다. 철학은 미셸 푸코를 통해서 입문했고, 미술은 에곤 쉴레를 통해서 입문했다. 글을 꾸준히 써서 모아보니 400페이지가 훌쩍 넘더라. 그래서 원래는 이 책을 낼때, 50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구상했었다. 그리고 제목은 『존재론적 미학』이었다. 철학과 미학에 대해 논하면서 존재미학에 대해서 논하는 원대한 꿈을 꿨으나, 중간에 계획을 변경하게 되었다. 우선 존재론적 미학이라는 원래의 구상대로 집필을 진행하면, 책의 범위가 너무 방대해지고, 독자의 입장에서는 제목부터가 읽기 꺼려지겠다는 우려가 생겼다. 500페이지 정도의 두꺼운 책인데, 이름이 존재론적 미학이면 과연 누가 사고싶고, 누가 읽고 싶을까. 나라도 안사겠다싶어서 제목을 『현대미술이 어려운 이유』로 변경하고, 부제로 '현대미학과 그의 변명'이라 지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현대미술이 어려운 이유, 미학이론, 예술과 철학, 존재자들. 이 책의 제목과 본질에 맞는 챕터는 아마 첫 번째 챕터인 '현대미술이 어려운 이유' 뿐일 거다. 왜 현대미술이 이렇게 난해해졌는지 알고 싶다면 첫번째 챕터만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챕터에서는 첫 번째 챕터를 보충하기 위해서 여러 철학자들의 미학이론 혹은 예술철학에 대해 다룬다. 미학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느 철학자의 미학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인식론이나 윤리학도 선행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자들의 미학이론을 다루는 두 번째 챕터에서는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고 나름 노력을 해보았다. 그리고 세번째 챕터인 '예술과 철학'에서는 제목 그대로 예술과 철학에 대해 다룬다. 내가 좋아하는 예술가인 에곤 쉴레, 구스타프 클림트 그리고 뒤샹 등에 대한 글들을 담았고, 내가 감명받은 철학인 사르트르, 하이데거로 대표되는 실존주의 그리고 푸코와 데리다와 같은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의 사상을 담았다. 뿐만 아니라 그외의 존 스튜어트 밀이나 보드리야르 등 다른 철학자들의 사유에 대한 글도 담았다. 또한 예술에 대한 철학적 견해도 담음으로써 좋게 말하면 폭이 넓은 챕터가 될 수 있고, 나쁘게 말해서 난잡한 챕터가 될 수도 있겠다. 네 번째 챕터에서는 존재에 대해서 다루는데, 미학적인 윤리학을 방법으로 사용한다. 푸코가 말년에 실존 자체를 미학의 대상으로 삼은 것에서 영감을 받고 구상한 챕터이다.
이 책의 표면적인 목표는 현대미술, 미학, 철학이라는 세개의 비대중적인 학문에 대한 간단한 설명 및 그에 대한 창발이다. 현대미술을 어려워하고, 친해지지 못하는 대중을 위하는 입문서나 해설서는 딱히 없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내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어쩌면 너무 원대한 목표이거나 감히 시건방지게 행동하는 걸 수도 있다. 대학원도 중간에 그만두고, 학사밖에 없는 애송이가 저런 제목으로 책을 낸것이 말이다. 그래도 용기를 갖고 이 책을 냈다. 누가 욕하거나 시비를 걸어오면, 나는 잃을 게 없다. 오히려 그래준다면 나는 고마울 것 같다. 이런 아마추어에게 그런 피드백을 준다는 것이 말이다. 그리고 그런 피드백을 했다는 것은 내 글을 읽었다는 것을 내포하기 때문에 더욱이 감사하다.
저자가 고시원에 살정도로 가난해서 출판사와 컨택하고 미리 인쇄해 놓고 팔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교보문고의 POD서비스를 통해서 이 책을 출판했다. 이 책은 저자의 '부'의 부재로 인해서 미리 인쇄를 못했다. 그래서 주문과 동시에 인쇄되어 따끈따끈한 새 책으로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송이 기존의 책들과 다르게 더 오래걸린다는 점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정해진 곳에서만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구매링크는 글 아래에 있을 것이다.
철학 책은 커녕 소설책도 안읽는 이 시대에, 인문학이 위기에 빠져있다는 이러한 시대에 이런 책을 내는게 맞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 내 글을 읽어주는 구독자분들과 긍정적으로 내 행보를 기대해주시는 주변 분들 덕분에 이러한 책을 낼 수 있었다. 오늘 보니까 내 브런치 구독자와 블로그 구독자는 각각 57명과 67명이더라. 이 수십명의 사람들이 없었다면 나는 글을 계속 쓸수도 없었을 것이고, 책을 낼 생각은 더더욱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항상 못난 아들내미 뒷바라지 해주고, 뭘 하든 지지해준 우리 부모님이 안 계셨다면 내가 공부를 할 수 있었을까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항상 시간내서 신경써주시고,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시고, 감사하다라는 말로는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없는 강원대학교 김대영 교수님을 알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글쓰는 나는 없었을 것이다. 많이 부족하지만 책을 낼 수 있게 서포트해주신 구독자분들, 부모님 그리고 교수님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내 첫 책의 출판을 축하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