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문과’를 괄시한다. 첫째로 문학은 배워도 쓸 곳이 없다는 담론이 있기 때문이고, 둘째로 취업이 이공계에 비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문과보다 취업이 유리한 이공계 전공을 선호한다. 나도 공학을 전공하고 있고, 내 주변에도 공학을 전공하는 형들, 친구들이 많다. 그들에게 공대 온 이유를 물어보면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은 ‘취업률’이고 두번째 이유는 ‘꿈이나 목표’가 없어서 그냥 돈 잘버는 공학전공을 선택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문과대학에서 공대로 전과하거나, 복수전공하는 경우도 많다. 진짜 문과는 쓸데 없는 전공인가?
왜 문과라는 이유과 사과를 하는 것 일까? 셰익스피어를 읽고 감동받아 서평을 쓰는게 죄일까? 아니면 외국어를 한국어에 비해 너무 잘해서 세종대왕님께 사죄하는 것일까? 결코 아니다. 인문계열 전공들은 현실적이다 못하다 여기는 시선들 때문이다. 인문계열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문학 그거 배워서 어디에 써?”, “번역가 되려고? 번역기가 이렇게 발전했는데?”와 같은 발언을 한다. 번역기가 많이 발전한 것은 누구나 알고, 세상이 IT위주로 발전하기에 인문학보다 이공계열 전공이 사람들이 체감하기 더 쉬운 변화를 만들어낸다. 책은 읽는 사람만 읽지만 스마트폰은 누구나 쓰고, 어딜가나 모니터와 같은 전자기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과가 없다면 스티브 잡스(Steve Jobs,1955~2012)같은 인재와 애플(Apple)같은 기업은 세상에 나올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모험보다 안정을 추구한다. 그래서 확신이 없으면 투자를 하지 않거나, 결과가 보이지 않는 일을 중간에 포기한다. 공학전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사 자격증에 도전한다. 기사 자격증 응시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도 있고, 기사 자격증만을 위해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도 많다. 사람들이 기사 자격증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사만 따도 먹고사는데 문제없다는 사회적 담론이나 편견 때문이다. 그래서 수 많은 사람들은 공대에 진학해서 기사를 따면 공기업도 쉽게 가고, 양질의 일자리에서 잘먹고 잘산다는 생각을 한다. 반면에 인문계열을 전공하면 외국어를 잘하거나 역사를 잘 아는 줄 알고, 거기서 끝인줄 안다. 심하면 뜬구름 잡는 몽상가로만 본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번역기를 꼭 언급한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이 공대에 진학해서 기사자격증을 취득하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인문학 공부와 공학 공부의 큰 차이를 혹시 아는가? 공학은 법칙과 정석이 있는 객관적인 학문이고, 인문학은 굉장히 주관적인 학문이다. 그래서 공학은 이해를 바탕으로 암기를 하면 되고, 인문학은 여러 작품이나 사례들을 통해 자신의 주관적 생각을 키우고, 다른 사례들에 자신의 생각과 경륜을 적용해 또 자신만의 주관적인 생각을 키우게 된다는 것이다. 직설적으로 말해서 공학은 암기를 토대로 공식을 적용하기에 생각을 할 필요 없이,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정답이 되는 학문이고, 인문학은 자신의 주관으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정답이 없는 학문이다.
당신이 정치인이라면, 정치,철학에 소신이 있는 인문학자와 단순한 법칙과 계산기로 숫자를 다루고 사업성을 따지는 공학자중에 누구를 통치하기 더 쉬울까? 인문학자들은 정치인을 힘들게 한다. 그들은 사회적 문제를 인지하고 비판할 줄 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들은 공리주의를 알고, 칸트의 의무론을 알기에 스스로 자기들끼리도 충돌해서 더 나은 해답을 도출한다. 하지만 공학자들은 최소 인풋대비 최고 아웃풋을 실현하기만 하면 된다. 공학적 윤리도 중요하게 다루겠지만, 당시대의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덜 받을 것이다. 누가 더 사회를 냉철하게 바라보겠는가? 그래서 지배층들은 피지배층들이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배부른 돼지가 되기를 원한다. 배고픈 소크라테스는 정치인들에게 불평불만을 하고 딴지거는 계몽적 시민 일 것이고,배부른 돼지는 이익만을 추구하고 내일을 모르는 말그대로 ‘개돼지’ 일 것이다. 지배층의 사람들이 본인들은 인문학을 전공하면서 피지배층 사람들은 인문학을 전공하지 못하게 하려는 음모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망상을 잠시 해봤다. 인문학을 아는 사람은 리더가 되지만, 모르는 사람은 그저 톱니바퀴같은 사회의 죽어있는 부품이 되는 것은 아닐까?
* 공학을 무작정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작정 ‘공학전공’만을 선호하는 우리 사회를 비판하는 것이다. 나 또한 공학도로써 세상을 바꾸려 노력하는 공학자들을 존경하고 응원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는 로고스(Logos)와 파토스(Pathos) 중에 양자택일 하지 말고, 둘 다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파토스를 무시한채 로고스만을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