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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경수 Aug 31. 2022

탈레스(Thales of Miletus)

서양 최초의 철학자

탈레스(Thales of Miletus)

   나는 철학과 전공 수업을 듣기 전에는 탈레스라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고, 당연히 최초의 철학자는 소크라테스인 줄 알았다. 소크라테스가 위대한 철학자인 것은 자명하지만, 그의 이전에도 대단한 철학자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지난 학기 수강 후 알게 되었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사를 프리소크라틱(pre-Socratic)이라고 하는데, 탈레스 외에도 파르메니데스, 제논, 아낙시메네스, 헤라클레이토스 등 수많은 철학자들이 소크라테스 이전 시대에도 존재했다. 나는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 중에서 엘레아학파의 파르메니데스를 좋아하는데, 오늘은 거의 모든 서양철학사 책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철학자인 탈레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탈레스는 소아시아 밀레토스 출신의 철학자이며, 그는 밀레토스 학파 소속이었다. 그는 만물을 이루는 아르케(arche)가 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탈레스는 기원전 585년에 일어날 일식을 예언했다고도 알려져 있다. 나는 기원전 사람이 일식을 예언했다는 것에 놀라고, 그 예언이 실제로 맞았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버트런드 러셀은 그의 저서 '서양철학사'에서 그 당시 사람들이 일식이 19년마다 일어난 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실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탈레스는 피라미드의 높이를 그 그림자의 길이로 추산했다고 한다. 그리스 일곱 현인 중의 한 사람답게 대단히 지혜로운 인물이었나 보다. 


  "물이 제일이다.", "물이 만물의 근원이고, 만물은 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앞의 두 문장 모두 탈레스가 한 말이다. 그리고 그는 자석이 철을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자석이 영혼을 소유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중학교 2학년만 다녀도 만물은 물이 아니라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자석이 철을 움직이는 것은 자력에 의한 것이지 영혼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중학생도 아는 사실을 고대 철학자들은 모른다고 콧방귀를 뀐다. 물론 탈레스의 주장은 모두 틀렸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하지만 그가 살던 고대시대에는 과학이 지금과 같이 발전하지 않았고, 세상은 이성적인 생각들보다 맹목적인 믿음들로 돌아가고 있었다. 세상 모든 것 운동과 작용을 신에 대한 믿음을 통해 해석하는 시대에서 만물의 근원이 물이라는 유물론적 생각을 최초로 했기 때문에 탈레스가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교양 없는 사람들은 그들이 틀렸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배울 것이 없다고 한다. 그는 학문적인 형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동기를 제일 처음으로 부여한 위대한 철학의 아버지 인대 말이다. 탈레스가 뮈토스(Mythos)가 아닌 로고스(Logos)로 세상을 바라본 첫 번째 인물이라고 해서 그가 최초의 무신론자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그는 오히려 만물은 신으로 충만해 있다 주장했다. 


  그가 자석이 철을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자석이 영혼을 소유한다 주장한 것도 지금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지만, 탈레스가 살던 시기에는 자기장에서 일어나는 인력이나 척력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즉, 탈레스가 살던 고대시대에는 인력을 생명의 측면으로만 이해할 수가 있었다. 고로 그저 정신 나간 소리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탈레스를 철학의 아버지라고 "형이상학"에서 말한다. 그리고 "정치학"에서는 탈레스의 흥미로운 일화를 이야기한다. 현명한 탈레스는 돌아오는 수확시기에 올리브가 풍년일 것을 미리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겨울에 헐값에 올리브유 짜는 기계를 모두 사들인다. 사람들은 그가 왜 겨울에 당장 필요 없는 것을 모두 다 사들이는지 의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탈레스의 예상대로 그 해 올리브는 풍년이었고, 그는 자신이 구매한 가격보다 비싸게 기계를 팔아서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 일화를 통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는 원하기만 하면 언제나 쉽게 부자가 될 수 있지만, 그들의 관심이 다른데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한다. 


  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에서도 탈레스의 일화를 볼 수 있다. 탈레스는 천체를 관찰하는데 몰두하여 구덩이에 빠졌는데, 그를 본 트라키아의 한 하녀가 비웃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최고의 것을 주려고 하면서 정작 자신의 발밑에 있는 구덩이를 보지 못하는 철학자를 보고 비웃었다고 한다. 


  탈레스의 위대함은 물을 아르케로 선택하거나 자석에 영혼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을 기반으로 한 뮈토스(Mythos)가 아닌 이성적인 로고스(Logos)로 세상을 바라본 최초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집트의 사람들은 나일강이 범람할 때마다, 강의 신이 분노하여 범람하는 것이라고 믿었지만, 탈레스는 무역풍에 의해서 강이 범람한다고 주장하였다. 세상 모든 것을 신을 위주로 생각하던 고대 사회에서 탈레스는 변하지 않고, 모든 것을 이루는 아르케를 최초로 주장한 위대한 철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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