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염여사처럼할수있을까? 인상이찌푸려질 만큼냄새나는알코올 중독노숙자를, 이미사례도했는데, 100만 원을 가불해 주면서까지? ‘오랜 시간 교단에 있으며 몸에 밴, 학생들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이자 모태신앙으로 평생을 살아온 크리스천이라지만모든 크리스천 교사가 그러진 않을 것이다. 자신은연금으로살면되는데직원들의생계를위해편의점을접지않는것도마찬가지. 실리를따지자면편의점을세개이상으로늘리거나아예사업을접으라는 동생 말이 옳다.
한편민식 씨는그나이먹도록아직인간이덜된걸보면자기자식 키우기는 그만큼 어렵거나, 염여사도젊은시절엔그리그릇이크지 않았을수있겠다.
2. 가진 게 없어서 좋은 점
세상은 넓고 제이에스는 많다. 독고 씨가 편의점 제이에스와 지하철 민폐남에게 그 느려 터진 말투로 뼈 때리는 장면에서 그야말로 빵 터졌다. 통쾌해서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나도 가진 게 별로 없어서 새로운 일에 겁 없이 도전하는 편이지만그런 몰상식한 사람한테 옳은 소리를 하는 건 솔직히 자신 없다.
독고 씨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서 잃을 것도 없으니 그렇게 용감할 수 있었나 보다.
지금이글을쓰고있는것자체가자기 계발서보다더 직접적이고힐링에세이보다큰위로를주었다는방증이기도 하다.
4. 독고의 잘못
노숙자독고씨의사연에대한궁금증이책장을쉬지않고넘기게만들었지만,암기력이 뛰어나고 일머리도 좋다고는 했지만, 비밀이밝혀졌을때약간은 배신감이들었다. 만만한사람인줄알고마음을열었는데그런사람이었어?
그런 독고의삶은언제부터잘못되기시작한걸까? 첫 단추가 어린 시절 가정환경이라고 하면 그로서는 억울할 것 같다.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나려고 스스로 노력한 건데 너무 멀리 가버렸을 때 잡아줄 사람이 없었던 건 나쁘다거나 잘못됐다기보단 오히려 슬픈 일이다. 그런 점에서 원장은 물론이고부인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방향은 잊고 속도에만 신경 쓰는 게 비단독고뿐인가?
5. 알바생에게 마음이 쓰이다
개인적으로가장마음에들었던인물은알바생시현. 공무원에 합격한 것보다 독고에게 준 도움을 발판으로 스카우트까지 된 설정이몹시좋았다. 그래서 2권에서코로나 시국에 그게 오래가지못했다고 하니 굉장히씁쓸했다. '우연한 실행'이 아니라, 스카우트된 일을 징검다리 삼아 자기가 원래 꿈꾸던 길로 갔더라면 더욱 좋았겠다.
편의점에서삼각김밥같은걸살때내가먹고싶은게 폐기 시간과 가까우면 괜히알바생을한번쳐다보게되었다. 혹시 조금 이따 먹으려고찜해놓은건아닐까 해서.
책에 대한 메모나 감상은 주로 블로그에 남기는데 이번 독서모임을 준비하면서 내가 이 책에 애정이 많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영화나 넷플릭스 시리즈 등에서도 속편이 종종 나오지만 인기몰이 때문에 급조한 거란 생각이 들어후속작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그래서 첨부터 2권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 1권에 뿌려 놓은 걸 야무지게 주워 담았는데난 그게 오히려 좀 아쉽기도 했다. 새로운 인물도 나왔지만 1권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았고 대구로 간 독고 씨는 어떻게 됐을까 내내 궁금했는데 우정출연 정도로만 언급된 것도 김 빠졌다. 그래도 몰입도 있게 잘 넘어가긴 한다(근배 씨가 독고만큼 말을 더듬지 않은 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