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해 Nov 03. 2022

왜 아직도 점수만 올리는 바보로 키우세요?

엄마의 아쉬움을 채우려고 괜히 아이를 괴롭히지 마세요

친한 언니가 “ 엄마가 어학연수 가는  반대하지 않았으면 외국계 기업에 취업할  있었는데!”라며 기회를 놓쳤다고 억울해하는  들은 적이 있어요. 같이 가자고 했던 친구는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수세미와 주방용품으로 유명한 '3' 입사를 했다고요. 영어 잘하면 먹고사는  지장 없었던 시기가 있었고 대학교 졸업장이 미래를 밝혀주는 열쇠였던 때도 있었죠. 개천에서 용 나던 때, 외벌이로도 자녀 양육에 내 집 마련까지 가능하던 '응답하라 1988' 시절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출처: 한국교육개발원, 취업통계연보 (2022. 4. 11. 통계청 발표)

 저희 부모님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배곯던 시기를 겪으셨다고 해요. 당연히 배움의 기회도 부족했겠지요. 그래서  “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해라.”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뜻은 '열공은 기본이고 동생 챙기고 틈틈이 집안일도 도와라'였지만요) 부모님은 본인들의 배움이 짧은 걸 부끄럽게 여기셨어요. 아빠는 큰형처럼 고등학교까지만 졸업했어도 살기가 한결 수월했을 거라고 하셨죠.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저한테는 별로 와닿지가 않습니다. 부모님으로선 그만큼 일궈내느라 힘드셨겠지만 제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에도 이미 아빠 명의의 아파트(라는 이름의 소형 연립주택)에 살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엔 자가용도 생겼으니까요. 지금도 어려운 형편에 놓인 학생이 있습니다만 고3 때 저희 반 아이들 대부분은 당연하다는 듯 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어느 학교, 무슨 과에 가느냐, 재수를 할까 말까 그런 것들이 문제였죠.


 확실히 부모님 세대와 저희 세대는 다릅니다.  글을 읽으시는 부모님들도 대개 비슷한 상황이지 않을까 싶어요. ‘학원을  군데 밖에(!)  다녔다, 개인 과외를 받지 못했다, 첼로를 배우고 싶었는데 동네 피아노 학원에 다녔다’ 이 정도의 아쉬움은 있을 수도 있겠죠. ‘유학을 가고 싶은 마음을 접었다, 생활비 걱정에 타지에 있는 대학교에  갔다, 대학교에 다니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에 보태야 했다 이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고요. 공부할 기회가 없었던 것인지, 내가 철이 없어서 공부를   것인지. 지금 내가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이 오롯이 학창 시절의 성적 일까요?

 부모님이 가진 한을 아이들을 통해 풀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 세대와 다음 세대도 확연히 다를 테니까요. 교 이름이 성공을 보장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지 않나요?


  속에서 점수로 나타나는  말고도 공부할 거리는 많습니다. 점수  받고 아는  많은데 공중도덕을  지키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진짜 중요한 ,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다음 세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를 가르쳐 주세요.

 공부를 아예  해도 된다는  아닙니다. 제부터 '연히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원을 맹신하 것을 멈추요.' 줄기차게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학원을 뺑뺑 돌았고 지금 제가 하는 일도 학원업이라서요.


 서두에 소개한 언니는 결혼을 늦게  덕에 어린이집에 다니는 미취학 아동의 부모입니다. 아직은 건강하게만 자라 바라더군요. 인이 못 간 어학연수는 본인의 아쉬움으로 남겨두고, 아이가 학령기에 접어들어도  마음 변치 않길 기대해 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