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보컬 트레이닝 10개월 차 - 슬럼프에 빠지다
기본기와의 싸움이 시작되다
친구들은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고 하면은 엄청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10개월이나 학원에 돈을 쓰며 배운 노래 실력을 듣고 나면은 다들 돈이 아깝다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그리곤 누가 누가 더 잘 부르는 것 같다며 비교를 하기도 하죠. 하지만 과거 저의 노래를 들었으면 지금의 선생님이 얼마나 명 선생님인지 알게 될 거라는 말로 주제를 바꾸곤 하는데요.
이야기 그대로입니다. 지금의 실력을 평균적인 사람들과 비교를 한다면, 객관적으로 평균보다는 아직 아래라고 할 수 있는데. 겸손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진짜 객관적으로 말입니다. 왜냐하면 시작점 자체가 아주 밑바닥이었기 때문인데, 과거 중고등학교 시절 노래를 부르면 아무리 많이 들은 노래여도 박자와 음정을 전부 틀리기도 하고, 고음은 올라가지 않고 목소리 자체도 웽웽거려서 음색으로도 승부보지 못한 슬픈 천성에도 불구하고 학원을 다니며 연습을 하니 정말 신기하게도 실력이 올라와 이제는 남들만큼은 부른다는 생각을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노래를 못 부르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첫 번째는 평소에 목을 많이 쓰는 버릇이 많이 들여 있다는 것이었는데, 복식 호흡이 중요한 노래에서 목의 과도한 간섭은 음색과 고음 모두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평소 목에 힘을 많이 쓰고 말을 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성대모사하는 걸 좋아해 목의 근육을 많이 쓰는 버릇이 들어 고음을 아주 나쁘게 부르는 경향이 컸습니다. 이 부부는 아직도 고치지 못한 부분이지만 10개월 전에 비하면 지금은 비약적으로 좋아져 평소에 말을 하는 것 마저 많이 편해졌습니다. 이 경험을 하고 나서 주위의 친구들에게 노래 실력뿐 아니라 발성을 위해서라도 보컬 트레이닝을 꼭 받으라고 말을 하고 다닙니다.
최근 음악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 중 보컬은 가장 뺄 수 없는 요소였습니다. 아무리 내가 음악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부를 수 없다면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친구들과 즉석곡을 만드는 나의 꿈은 이룰 수 없기 때문인데, 사실 원하는 수준까지 올리기가 어려울지는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줄은 몰랐습니다.게다가 연습실에서는 다른 악기를 연습할 때는 못하는 상태여도 연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보컬 같은 경우에는 창피해서 부르기도 힘드니 오히려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래서 한 때는 거의 매일 코인 노래방에서 20분씩 연습을 하기도 했지만, 사실 코노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는데, 실력이 늘기 위해서는 본인이 부른 노래를 들으면서 피드백을 해야 했고,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다양한 자세와 발성으로 노래를 연습해야 하는데 코노 옆방에서 이상한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으면 옆 부스에 피해가 갈 거라 생각이 들어 포기했습니다.
보컬 트레이닝의 좋은 부분은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는 기회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학원에서 배운 기초를 토대로 최근에는 버스킹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한강 버스킹을 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노래를 불러 보기도 하고, 연기를 하는 사람들과 발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죠.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가지게 되는 건 많은 경험의 장을 동시에 열어 주기도 하는데요. 이제는 밴드나 여러 소셜링 모임에도 참여를 해보려고 하는데, 최근 음악과 춤을 배우니 확실히 선택의 폭이 많이 넓어지고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합니다.
새로운 걸 배우다 보면, 심지어 자신이 많이 못하는 걸 배우면 주위 사람들이 비교나 비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이 아깝다, 한 번도 안 배운 누가 더 잘한다 등 듣는 이의 마음을 후벼 파는 말을 듣게 되죠. 하지만 사실 제일 중요한 건 그런 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은 정말 적다는 겁니다. 자신이 못하는 일, 재능이 없는 일을 도전하는 사람들, 자신이 좋아하고 재능 있는 일에 도전하는 것도 어려운데 그 반대라니, 오직 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도전을 해서 꾸준히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그 경험은 정말 어느 분야에 새로 도전을 하게 되더라도 많은 도움이 되는 가르침을 줄 것입니다. 저도 제가 원하는 수준이 될 때까지 보컬 트레이닝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아마 2년이 되어도 저보다 잘하는 초심자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그들이 가지지 못한 다른 것을 가졌다는 걸 알고 있기에 더욱 자신 있게 노래를 부를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