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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펭귄 Nov 20. 2023

독서와의 전쟁 - 5개월 차

아 책 읽기 싫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알지만 가장 하기 싫은 것 중 투탑은 독서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이 두 가지를 잘 해내는 사람이 있다면, 뭘 해도 잘할 사람일 것이다. 아쉽게도 나는 그중 하나도 잘하지 못한다. 헬스장에 버린 돈만 몇 백만 원이고, 책을 사고 다 읽지 못한 건 수십만 원이다. 심지어 읽었다고 하더라도 글자 하나 기억나지 않는 책까지 하면, 과연 제대로 읽은 책이 몇 개나 있을지 싶다. 하지만 책은 읽어야 하고 운동은 해야 한다. 그래서 아주 조금씩만 도전해 보려고 한다.


우선 책을 읽는 시간이었다. 아쉽게도 나는 얌전히 책을 읽지 못하는 스타일어서, 앉아서 책을 읽으면 10분 안에 잠들어 버린다. 그래서 택한 방법은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시간 동안 책을 읽는 것이었다. 서울의 비싼 집값 덕분에 집과 역 사이의 거리는 약 12분 정도 걸리는데 매일 그 시간 동안만 책을 읽는 방법을 골랐다. 걸어가면서 책을 읽으니 잠을 잘 수도 없고, 시간도 길지 않아서 질릴 때쯤 적당히 역에 도착하게 된다. 지금은 이 방법으로 책을 가장 많이 읽고 있지만 사실 그전에 실패한 기상천외한 독서 실험들이 있었다.


1, 오디오북 만들기(1개월) - 오디오북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었다. 즉 책을 정성스럽게 소리 내어 읽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다시 듣게 될 거라 생각하면서, 동시에 연기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읽으면 책을 함부로 읽지 못하고 집중을 많이 하게 되고, 무엇보다 잠도 잘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방법의 단점은 속도가 너무너무 느렸다. 한 권을 다 읽는데 기본 한 달이 넘게 걸리는데, 그것도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고,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해서 이 독서법을 하고 나면은 다른 일은 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커서 패스했다.


2, 받아 쓰기(1개월) - 책을 타자로 그대로 받아 쓰면서 읽는 방법이다. 사실 아직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고, 글쓰기에 뜻이 있다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하지만 단순히 책만 읽고 싶다면은 고려를 해봐야 하는 부분도 있다. 장점은 책을 심도 있게 2번 보게 된다. 1페이지를 받아 쓰면서 한 번 읽게 되고, 오타가 있는지 확인하면서 2번 읽게 된다. 그러면 확실히 독서를 못하는 사람도 집중력 있게 많이 읽게 된다. 단점은 에너지와 관리이다. 타자를 써야 하니 에너지가 들기도 하고 장소적 한계가 있고, 받아 쓴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관리하기도 많이 귀찮다.

현재 받아쓰기 하고 있는 책들

3, 독서 모임 하기(1개월) - 최근 다양한 소셜링 모임에 참여를 하면서 독서모임도 해봤다. 이 방법은 돈이 아까워서 책을 읽게 되는 방법인데. 만약 책을 읽고 가지 않으면은 그 교양 있는 대화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대참사가 돈을 내고서 벌어지는 일이니 본인을 벼랑 끝으로 몰아내는 방법이다. 장점은 좋은 책을 골라주고,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관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생각보다 책을 읽어 오지 않는 동지들이 많아서 마지막쯤에는 왠지 안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독서를 멀리하게 된다.


4, 출근하면서 책 읽기(2개월) - 유일한 성공을 거둔 방법이다. 그 성공을 거둔 이유는 2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시간이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12분이라는 시간이 정확히 가지고 있는 집중력의 한계에 가까운 시간이어서 맞춤형 방법이었다. 두 번째는 최근 다양한 음악 공부를 하면서 음악을 많이 안 듣고 싶어 졌는데, 대신할 대체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지루한 출근 시간에 노래 대신 할 만한 것은 많지 않다. 그래서 역으로 걸어가는 동안만 책을 읽고, 역에 들어가서는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시청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일전에 독서모임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은 정말 부러웠다. 아마 그 사람들 눈에는 독서 한 번 하자고 별의별 짓을 하는 사람이 이상하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분명 거대한 넘어야 할 산으로서 나에게 존재하는 한다. 최대한 발버둥을 치면서 독서에 도전할 것이다. 지금은 마지막 방법이 어느 정도 먹혀들어가고 있지만 이것도 나중에 무너질지 모른다. 이 독서와의 전쟁을 다들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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