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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펭귄 Nov 22. 2023

나는 사기꾼이 아닐 것이다 - 기록 블로그 4개월 차

사기꾼이 아니다

글을 쓰는 이유야 당연히 필력을 기르고자, 혹은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거였다. 그래서 맛집을 간 이야기나 주변에서 생긴 일들을 에세이로 남기고자 했지만 그것은 남들과 다를 게 없어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했다. 나만 하는 것을 남기자, 그리고 이것이 나중에 증거의 기록이 되게 하자라고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 자기 계발하는 것들을 버텨내서 잘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할 말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ㅇㅇㅇ님은 재능이 있어서 이렇게 여러 가지를 잘하시는 것 같아요. “ 이 말을 들으면 너무나도 억울할 것 같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블로그 기록 인증샷들

‘천재’라는 단어를 들어서 싫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바로 노력 만으로 올라온 사람이다. 천재들이 쉽게 나아가는 걸 보면서 이를 악물고 연습한 사람에게 재능이라며 쉽게 올라왔다면 부러워하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지금 하는 다양한 장르의 계발들은 대부분 재능이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참아낸다면 노력한다면 대단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부러워할 수준이 될 나의 기록들을 남기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요즘 인스타나 유튜브에 유독 많아진 자기 계발 혹은 부업 추천자들이 있다. 여러분도 할 수 있다. 잠깐의 노력으로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혹은 반대로 자신은 바닥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문제는 그 사람들을 믿을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 이뤄낸 것도 혹은 인생이 힘들 때의 노력의 흔적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나도 비슷한 말을 하고 싶다. 여러분도 가능하다고 충분히 노력이라는 것으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고, 보통 사람들도 꾸준히 무엇인가를 도전할 수 있다고, 그리고 그 말의 신뢰력을 높이기 위해서 진짜 바닥에 있는 모습부터 다 담아내기로 했다.


너무나도 창피하다. 기록을 남기기 너무 싫다. 귀찮음 보다 창피함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내가 노래하는 모습, 삑사리 내는 모습, 삐그덕 거리며 춤추는 모습, 실패하는 모습들.... 나중에 성공을 하게 된다면 좋은 추억이겠거니 하지만 지금은, 버텨내기에는 너무나 연약하다. 그럼에도 참아야 하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혹시라도 이 감정이 궁금하다면 본인이 노래 부르는 걸 녹화해서 편집을 해보면 알 수 있다. 그것도 매달 발전한다면서 매달 발전이 없는 모습을 보면은 더더욱 알 수 있다.


또 똑같은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게 너무 싫다. 과거에는 실패만 있는 삶이었다. 물론 아직도 성공은 없다. 무엇 하나 끝까지 해내지 못했고, 어머니는 ‘너는 참 끈기가 없는 아이구나’라며 나무라셨다. 하지만 기록을 하기 시작하자 포기하기가 싫어졌다. 포기한다면 결국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끝까지 해낸다면 성공할 만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결국 또 똑같은 예전의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 한없이 바닥으로 꺼지는 우울한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 싫다.


인생은 결과론이다. 과거로 회기 하는 능력이 없는 이상,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의 선택들이 그냥 기록을 하는 객기에 불과해 나중에 이런 것도 도전했었어.... 하지만 잘 되지 못했어.... 혹은 이러한 기록을 남긴 위대한 자의 발자취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아마 그것이 노력과 기록을 가장 힘들게 하는 심리적 요소이리라 생각한다.


요즘 자기 계발 모임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말한다. 자신의 가장 바닥에서의 모습부터 기록을 하라고, 만약 나중에 성공을 하게 된다면은 이 노력의 기록들은 엄청난 가치가 있게 될 것이며, 본인이 사기가 아니고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진짜임을 증명하라고, 이것이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이유이다. 또한 이 자기 계발의 기록 중의 하나는 글 쓰는 능력도 포함이기 때문에 사실 예전에 쓴 (약 4개월 전)의 글을 보면 참 많이 늘었지만 놀랍게도 지금의 글들도 수정하면서 읽으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아마 우리는 평생 자신이 대견스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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