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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펭귄 Dec 06. 2023

악마의 악기 바이올린 - 직장인 바이올린 414일 차

바이올린 학원을 안 다닌 지 이제 2개월 차가 되어간다. 그만둔 이유는 기본기를 천천히 다시 쌓기 위해서 인데, 정말 마법 같이 학원을 그만두고 나니 연습을 조금씩 게을리하기 시작했다. 다른 일들이 많아서라는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에 비하면 연습량이 확연히 준 것 같다. 전에는 한 주에 약 3시간 이상은 연습한 것 같은데 이제는 2시간 좀 덜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예상한 것보다 기본기 진도가 느려졌다. 원래 지금쯤이면 3번째 곡을 연주해야 하는데, 이제 간신히 2번째 곡 20번 정도 연습을 했다.


1번 곡을 100번 연습해 본 결과는 엄청나게 체감이 되지는 않았다. 기본기를 쌓고자 마음을 먹고 스즈키 3권의 모든 곡을 100번씩 연습하려고 계획 중인데, 지금은 아직 나쁜 습관을 버리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고칠 것은 오른손의 각도를 맞추는 것이고, 두 번째는 손가락을 전체를 올려놓는 것이 아니라 음에 하나씩 올리는 습관을 버리고 있는데 오랜 시간 동안 몸에 익혀진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우선 왼손의 유연성이 생각보다 더 많이 필요하고, 오른손은 더욱 엄하게 관리해야 한다.


100번 연습을 하는 방법을 처음엔 시간을 정해서 했었지만 지금은 횟수로 변경했다. 시간으로 하니 중간중간에 쉬는 시간에 너무 많이 쉬어 버리는 경우가 발생해서, 따로 시간을 정해 놓지 않고, 꾸준히 연습하면 1시간 정도 나오는 횟수로 변경을 하니, 횟수 관리 하는 것도 훨씬 쉬워지고 목표성이 생겨서 연습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자기 계발에서 이런 방법을 찾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자신이 어떤 방식에 더욱 자극을 잘 받는지 조금만 시선을 변경하면 잘 발견할 수 있으니 항상 다양한 방법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많은 교정기를 하고 연습하는 모습

현재는 한 번 연습을 시작하면은 약 20번의 연습량을 두고 있다. 가끔 시간이 부족하면은 10번으로 줄이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20번의 연습을 할 경우 체력이 엄청나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이올린은 다른 악기 보다 더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해서 항상 연습 마지막 타임에 배치를 해 둔다. 처음에 해 버리면 체력이 방전이 되어서 다른 악기에도 영향이 미치기 때문인데. 그리고 지금처럼 날씨가 추운 날에는 다른 걸로 손을 먼저 풀고 나서 연습을 시작하기 위함도 있다.


현재의 페이스면 아마 스즈키 3권을 다 마치고 학원으로 돌아가는 시기는 내년 중반으로 예상이 된다. 한 곡을 다 끝내는 데 약 3주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사실 진도가 늦어지는 것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이 기본기를 다지는 과정이 큰 빛을 발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이다. 4권으로 넘어가기에는 실력이 부족해서 학원도 다니지 않고 폐관 수련으로 거의 8개월가량을 혼자 연습하고 왔지만 실력의 큰 변화가 없다면은 정말로 바이올린을 계속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해야 할지 모른다.


사실 대부분의 슬럼프와 그만두는 계기는 여기서 시작이 된다. 앞으로 더욱 나가기 위해서는 기본기의 연습이 필요한 상황이 오는데, 진도가 나간 사람이 다시 기본기를 닦는 과정은 너무 재미없으며, 무엇보다 무섭기 때문이다. 과연 이것이 도움이 될까? 그냥 내 재능의 한계이지 않을까? 등등 당연히 재능의 한계는 아니다 그러기엔 레벨이 너무 낮다. 도움이 될지 아닌지는 자신의 연주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이전에 비해 더 늘었는지 아닌지, 당연히 전 보다 나아진 걸 본인은 알 수 있다. 하지만 포기를 위해 부정하기도 한다.


슬럼프 단계가 빨리 온다는 것은 재능이 적다는 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재능이 없는 일을 여기까지 잘 끌고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살다 보면 재능이 없는 일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 일을 슬럼프가 올 때까지 끌고 가는 사람은 정말 적다. 게다가 그 슬럼프를 이겨서 페이즈 2단계 까지 끌고 가는 사람은 더욱 적다. 슬럼프가 왔다면은 다시 기본을 쌓으면 된다. 자신이 제대로 올라왔다는 사실이 기쁘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것은 슬럼프가 아니거나 노력에 대한 자신이 없는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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