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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펭귄 Dec 04. 2023

일본 한달살이 준비 중-일본어 독학 424일 차

최근에 가장 하기 싫은 자기 계발은 일본어 공부였다. 약 100일간 공부를 하지 않아서 다시 처음부터 단어장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이 단어장의 후반부에 갈수록 모르는 단어가 많아지기 시작하자 공부가 어렵고 지겨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마 이 단어장을 예전에 공부했을 때도 이 정도 공부하고 나서 그만둔 기억이 있다. 항상 이 시기가 고비였다.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이 떨어지는 요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단계에서 가장 많이 공부를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 아마 재능이 무서운 이유가 이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정의하는 재능의 노력의 효율이라고 말한다. 1의 노력을 했을 때 얼마의 결과 값이 도출이 되는지. 일본어의 경우에는 효율이 좋은 편이었다. 1의 노력을 하면 적어도 1.3에서 1.4의 효율이 나오는 분야였다. 그림 그리기나, 바이올린의 경우가 나에게는 효율이 0.5도 안 되는 분야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효율이 적은 분야는 더욱 열심히 하고 있고, 효율이 높은 분야는 더욱 게을러졌다. 늦게 시작해도, 혹은 좀 천천히 해도 남들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는 그 오만함이 사람을 게으르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일본어 공부를 어느 정도 노가다 형식으로 바꾸어 놓았다. 무조건 외워야 끝나는 방식이 아니라, 몇 개의 못 외운 단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1일에 5번을 쓰면은 넘어가는 방식으로 정하자, 놓치는 단어도 많이 없어지고 요령이 없어도 다 쓰면 일단 끝이 난다는 생각으로 버틸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정말 순수하게 일본어를 공부하고자 하면은 도움이 되지만 시험을 위한 공부라면은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다행히 나는 일본어를 오직 회화의 수단으로만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 방법이 유효했다.

일본어 공부의 흔적들

현재는 30일 완성. N5단어장 20일 차에 들어섰다. 지금은 1회 차 암기여서 단어를 보고 한국어를 외우고 있지만 2회 차 때는 한국어를 보고 일본어로 쓰는 것을 할 예정이다. 회화책은 일단은 보지 않고, 단어장을 높은 수준까지 올린 다음에 천천히 현지인과 언어교환을 하는 것을 알아보거나, 듣기 평가나 자격증 위주로 준비를 할 예정이지만 그건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기 때문에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지 단어장을 포기하지 않는 방법을 잘 연구해서 꾸준히 공부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어렸을 적 일본어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좋아해서 기본적인 회화 능력 자체는 많이 부족하지 않지만 일본인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가끔 단어적인 장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고, 게다가 일본어의 경우 한문이 있기 때문에 단어를 읽고 쓰는 능력을 기르지 않으면 현지에 가서 까막눈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한자를 알아야 그 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일본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단계이지만 필요한 단계라고 생각이 된다.


일본어의 기본 철자인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도 완전히 자유자재로 익혔다고 하지 못할 수준이지만, 단어를 외우는 공부를 하면서 찾아가며 해 나아가니 이제는 거의 막힘 없이 가타카나도 읽을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가타카나가 너무 안 외워져서 포기를 생각하기도 하고, 계속해서 막히기도 하고 헷갈리기도 했지만 다행히 언어라는 건 하다 보면, 그리고 외우다 보면은 어느 정도 풀리는 구간이 생겨서 이제는 가타카나 공포증도 어느 정도 없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바로 읽히지 않는 건 여전하다.


하나의 언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이상씩 3년은 걸린다고 생각한다. 아마 이건 내가 언어에 대한 효율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3년에 하나의 언어라면은 얼마나 멋진가. 3년의 투자로 해외여행을 가서 현지 사람들이랑 자유자재로 소통을 하면서 새로운 견문을 넓히는 경험은 그냥 놀러 가기만 하는 해외여행하고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니 반드시 해보는 걸 추천한다. 물론 그 과정이 너무나도 괴로운 건 어쩔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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