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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펭귄 Dec 11. 2023

작곡은 천재만의 것인가-직장인 작곡 315일 차 후기

최근에 작곡을 공부하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열심히 건반을 연습하고 있다. 이번에 작곡하기로 한 곡의 컨셉이 피아노 위주의 곡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피아노 실력이 너무나 형편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좋은 곡을 레퍼런스 삼아도 그 건반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으니 피아노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고 연습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원 선생님이 가르쳐 준 방식은 좀 달랐다. 여태까지는 건반이나 코드를 보는 근시안 적인 방식으로 작곡을 했지만 좀 더 원시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여태까지 작곡을 한 방식은 진행이 괜찮은 코드의 진행을 조합 한 다음 악기의 구성을 갖추고 멜로디를 쓰고 작사를 하는 방식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그런 과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었으니 전체적인 구성을 가지고 어떻게 만들어 갈지를 한 번에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동안 마음에 들지 않던 부분들의 이유와 항상 막히던 이유를 조금씩은 알게 되었다. 바로 앞의 단계만 해치우려 하다 보니 서로가 조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따로 놀았던 것이었다.


선생님에게 피드백을 받고 난 후 그동안 쓴 곡의 코드 진행을 뺀 전부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레퍼런스로 잡은 곡들도 다 수정했다. 약 한 달간의 노력을 없애려 하자 망설임이 생겼지만, 다시 시작했다. 우선 전체적인 구성을 먼저 구성하기 시작했다. 이 코드들로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고심하며 골랐다. 내가 고른 이야기는 ‘오지 못하는 자에게 전하는 서울’이었다. 고향인 광주에 있는 가족들과 친지 분들에게 서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런 주제를 골랐다.


이야기를 정하자 전체적인 구성이 잡히기 시작했다. 여태까지는 바로 앞의 소리와 어울리는 소리를 찾기에 바빴지만 이제는 어울리지 않아도 된다. 그 이유가 뒤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모든 소리에 이유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작곡을 배우기 시작한 후로 처음 겪는 감정이었다. 그동안의 답답함과 막힘 때문에 고민하던 나날들이 갑자기 보답을 받는 순간 같았다. 약 2달간 시간과 돈이 허무하게 사용된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지만 참고 견뎌낸 이유를 드디어 찾아냈다.


무엇인가 배우다 보면 이런 순간이 항상 오게 된다. 특히 학원을 다니면 더욱 많이 느끼게 되는데.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계속 고민하고 노력해도 아무런 발전이 없는 것 같은 순간이 온다. 만약 학원을 다니고 있다면은 쓸데없는 돈을 쓰는 건 아닌지 매달 피를 토하며 입금하게 된다. 하지만 그 슬럼프가 힘들면 힘들수록 그 뒤에 오는 상승곡선은 그 무엇보다 달콤하게 찾아온다. 유명 강사 한 말 중 공부를 하기 가장 어려운 이유는 경험치 그래프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경험치 그래프가 보인다면 인생이 얼마나 재미있을까 마치 게임처럼 ‘아! 어느 정도만 더 하면은 나는 레벨업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은 막연함과 실망감 없이 기대감만이 존재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런 그래프는 존재하지 않고 그렇기에 끝까지 도전하는 사람이 적다. 그렇다면 이런 두려움을 어떻게 이겨 내야 할까. 이다음에 레벨업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나의 재능의 레벨업은 여기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이 두려움 자신만의 그래프만이 남들보다 더 많이 필요한 것 같은 이 두려움


우선 내가 이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은 다른 즐거움을 찾는 것이었다. 다른 자기 계발을 항상 같이 할 것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지금처럼 작곡이 슬럼프를 겪어서 슬플 경우 그림 그리기나 다른 자기 계발이 상승 곡선을 타는 경우가 있어서 그 즐거움으로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 혹은 습관화를 하는 것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계속해서 경험치를 쌓으면 언젠가는 레벨업이 되기 때문에 습관처럼 해 나아가다 보면은 진화의 순간이 온다. 이것도 힘이 든다면, 멈추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당신이 그렇게 힘들게 하는 이유인 잘난 사람, 재능 있는 사람, 일찍 시작한 사람들도 대부분 끝까지 가지 못한다. 절대 걸음을 멈추지만 않는다면은 거북이처럼 느리더라도 토끼를 이기는 순간은 반드시 올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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