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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펭귄 Jun 14. 2023

직장인 바이올린 8개월 차 후기

낭만펭귄 첫 번째 이야기 - 바이올린

낭만 가득 한 삶을 살자!

그 첫 번째 바이올린 배우기입니다.


0. 계기 - 마음속의 간절한 외침

악기를 배우기로 결심을 하고 인터넷으로 어떤 악기를 배우면 좋을지에 대해서 많이 알아봤습니다. 기타를 배워야 하나. 아니면 보컬 트레이닝을 받을까 등등 간단한 악기부터 복잡한 악기까지 알아보던 중 갑자기 마음속에 어떤 간절한 외침이 들렸습니다. '지금 바이올린을 배워야 한다.' 엥? 바이올린? 처음에는 당황했습니다.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는 악기이고, 효율적으로나 여러 가지 측면으로 효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근데 계속해서 들리는 마음의 소리 '지금 배우지 않으면 평생을 후회하며 살 것이다.' 하지만 계속 무시하고 다른 악기를 고민하다가 약 3개월 동안 이 마음의 소리가 줄어들지 않자 어쩔 수 없이 학원에 등록했다.


1, 시작 - 위치 선정 

우선 악기의 경우 제일 중요한 건 연습실이 가까운지가 중요하다. 자고로 헬스장과 연습장은 집과 가까워야 자주 가는 법, 그래서 최대한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등록을 하고 배우기 시작했는데...


2, 초창기(1~2개월) - 높은 입문의 턱 

배우기 시작하자 너무 나도 당황스러웠다. 입문의 턱이 내가 생각 한 것보다 훨씬 높았다. 여태까지 정말 다양한 클래스들을 통해 배웠는데 바이올린처럼 입문의 턱이 높은 악기는 처음이었다. 악기는 너무 예민하고 자세는 조금만 틀려도 소리가 이상하게 난다. 간단히 1~3개월 배워야지라는 생각으로 등록하는 건 정말 큰 실수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적어도 3년은 배워야 남들 앞에서 연주할 수준이 될 것 같다


3, 3~4개월 차 - 재능의 부재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건 나에게 재능이 없다는 것이었다. 몸에서 힘을 빼는 것도 너무 힘이 들었고, 필요한 곳에는 오히려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섬세한 컨트롤은 이미 포기한 상태였다. 연습을 적게 한 것도 아니었다. 하루에 1시간 이상은 매일 했다. 하지만 내가 투자한 대비 결과물이 너무 안 나오는 게 온몸으로 느껴졌다. 매일매일 연습을 하면서 그만두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어떠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저 마음이 외친다는 이유로 시작 했으니 지금 그만둔다고 해도 잃을 게 전혀 없었다.....


4, 5~6개월 차 - 평균의 수준

5개월 차에 드디어 스즈키 1권이 끝이 났다. 스즈키는 바이올린 기본 교과서라고 보면은 된다. 드디어 첫 책을 끝내고 나서 선생님에게 다른 5개월 차 들과 비교한 나의 수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과연 나는 어느 정도 실력일까? 선생님의 말은 '평균'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뭔가 공허하면서도 씁쓸했다. 취미 바이올린 하는 사람 중 상당한 노력을 투자한 편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평균 수준이라는 게 슬프면서도 노력이 있었으니 그나마 평균이 가능했던 걸까? 싶어서 내가 남들 만큼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많은 노력일 필요할 것이란 걸 느꼈다.


5, 7개월 차 - 내가 좋아하는 노래

8개월을 다 되어 가지만 누구 앞에서 바이올린을 배웠다고 말하지도 못할 수준인 나 자신에 너무 슬펐다. 과연 누군가 나에게 바이올린을 쥐여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심지어 나는 외우고 있는 노래 하나도 없는데. 일단 자신감을 가지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하나를 외워서 만약 남들 앞에서 연주를 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한 곡이라도 연주해 보자! 라는 생각으로 '쇼스타코 비치 왈츠 2번'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일단 악보를 외우는데 노력을 하고 연주를 하자 갑자기 바이올린이 새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6, 8개월 차 - 애증 하는 나의 악기

나는 이 악기를 얼마나 사랑했을까? 단 한순간도 없었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을 했고, 단한순간도 재밌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노래와 악보를 보지 않아도 되니 이 악기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너무 한 음 한 음 숙제를 하듯이 해 오던 나의 지난날이 아쉬웠다. 조금은 더 연주를 하면서, 같이 놀면서 연주를 했어도 좋았을 것을. 만약 바이올린에 지루하거나 지친 순간이 오면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외워 연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7, 후기 - 그 끝에 있는 것

나의 바이올린 시작 계기는 정말 간단했다. 그저 '지금 바이올린을 배우지 않으면 후회한다'라는 이 마음속 외침이 갑자기 찾아와서였다. 하지만 시작하고 나서 너무 높은 입문의 턱에 좌절을 하고 재능의 부재에 한탄을 많이 했다. '그만둘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이 배움의 끝에 있는 것, 나의 감이 말을 해주었던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 끝까지 가서 확인하지 않으면 나는 절대 그것을 알 수 없다. 99개의 걸음을 가도 1을 가지 않으면 끓지 않는 물처럼 나도 마지막에 다다라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8, 비용 - 학원, 장비

현재 다니고 있는 학원은 1회 45분 4회에 16만 원에 배우고 있다. 선생님도 상당히 좋으시고 만족도는 높다. 연습실을 사용하는 데 예약을 해야 하는 약간의 제약이 있는 것만 제외하면은 만족하고 있다. 

장비는 맨 첫 바이올린 - 3만 원(당근), 두 번째 바이올린 - 15만 원(당근), 이지페그 - 8만 원, 예비 E현 - 4만 원 해서 총 30만 원을 투자했다. 적게 쓴 편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투자했는지를 몰라서 확인은 불가능하다





p.s 

취미, 직장인 바이올린 관련해서 질문 있으시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입문의 턱이 높은 만큼 수준이 오르면 그만큼 재미있는 게 바이올린입니다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다들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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