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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펭귄 Dec 26. 2023

댄서로 살아가겠다 - 직장인 댄스 학원 88일 차

댄스 학원을 다닌 지 이제 3개월에 접어들고 있다. 현재 다니는 곳은 한 달에 6만 원에 주 2회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혹해서 다니기 시작했는데, 사람들도 너무 좋고 선생님도 좋아서 대만족 하면서 다니고 있다. 게다가 지금 하고 있는 자기 계발 중에서 가장 개인 적인 취미로 시작한 유일한 댄스는 매주 가장 기대하면서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 취미이다. 그리고 과거부터 가장 꿈꿔 왔던 댄서로서 살아가겠다는 원대한 꿈을 이루고자 하고 있다.


과거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소설가가 언제 된다고 생각하는가? 등단을 했을 때? 소설을 완성했을 때? 글을 쓰고자 마음먹었을 때?’ 이 생각을 가지고 난 이후로 직업이란 아무런 경계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돈을 벌든 못 벌든 상관이 없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버는 댄서도 있을 수 있고 나처럼 영상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댄서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댄서가 되기로 했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춤을 추는 순간만큼 가장 자유로운 순간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최근의 춤을 추고 있는 모습 캡쳐 본

나는 이걸 직업적 정체성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사람이 타고나기를 어떤 행위를 했을 때 가장 즐거운지를 파악해서 사실은 그 사람이 가진 직업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업은 유명한 아나운서지만 직업은 기타리스트라 생각하며 살아가면 그 사람은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이 생각을 정립한 이후로 공적인 자리가 아니면은 사람들에게 댄서라고 본인을 소개하기도 한다.


나는 운이 좋게도 잘하는 일과 사랑하는 일을 모두 찾은 케이스이다. 영상일을 하는 게 적성에 맞기도 하고 춤을 추는 게 가장 행복하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진로 때문에 평생을 고민하기도 하는 경우를 보면 운이 정말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 고민을 하지 않고 모두를 선택해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것에도 항상 감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영상일과 댄서 이 두 가지 모두 일반적인 범주(?)의 직업은 아니지 않은가. 나름의 처절한 사투를 통해서 얻은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접하고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어릴 적부터였다. 중학생 때에는 부모님에게 예술고등학교에 보내 달라고 했지만 까였고, 초등학생 때는 부모님의 지갑에 손을 대서 드럼 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중학교 시절 교회에 가서 내 마음대로 춤을 추기도 했고, 군대를 졸업하자마자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서 아는 형 집에 얹혀살기도 하면서 영상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은 정말 대책 없이 행동했다고 생각이 들지만 아마 이런 기괴한 행동들이 있었기에 부모님도 인정해 주시는 걸 수 있다.


물론 지금도 가족들과의 진로에 대한 트러블은 있다. 최근에도 안정적인 직업을 좀 가지라고 야단을 맞았다. 때문에 아직 댄서로서의 정체성을 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했다 ㅎㅎ. 그럼에도 지금 가장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춤이다. 지금 하는 15가지가 되어가는 자기 계발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도 댄스 학원과 언젠가는 이 모든 것들을 통해서 아름다운 논밭에서 춤을 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공부를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직업적 정체성이란 단순히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그것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것 또한 포함이 된다.


모두들 어릴 적 좋아했던 것들이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다시 도전한다거나 주변의 시선이 무서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 생각에 지금은 가장 자신이 원하는 걸 하기 좋은 시대라고 생각이 된다. 워라밸이 보장이 되고, 주 5일제, 심지어 직종에 따라 재택근무도 가능하다. 그리고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등을 통해 자신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반드시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노력하다 보면 주변의 멸시는 동경의 시선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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